107. 방음벽 설치는 어려울까?

by 최순자

302, 303, 316, 320호


난생처음 집중해서 동화 작품 구상 위해 이용을 시작한 대학가 원룸텔 방 번호이다. 코로나19로 학교는 물론 공공 도서관 이용이 여의치 않았다. 산속에 조용하게 자리 잡고 있고 가성비가 좋아 자주 애용했던 국립자연휴양림도 휴관이었다. 그렇다고 호텔을 잡기는 비용 부담이 있었다. 원룸텔은 본래 월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코로나19로 빈방이 많아 다행스럽게 일 단위로 받아줬다.


2020년은 내 생애에서 의미 있는 첫 동화 쓰기를 했다. 모 지역 교육청 주최로 농촌 소재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학부모, 아이들이 체험한 일을 동화로 썼다. 그 결과물이 그해 10월에 ‘별을 찾는 아이들(나무늘보)’로 세상에 나왔다. 작품 구상을 위해서는 집중할 공간이 필요했다. 한번 이용 후 괜찮은 것 같아 이후에도 내가 업무를 보는 곳과 집까지는 거리가 있어, 오가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일이 많아 늦게 끝날 때는 종종 이용했다.


지금까지 원룸텔은 두 곳을 이용했다. 처음 이용했던 곳은 주차 문제가 해결되고, 비교적 쾌적한 공간이라서 선택한 곳이었다. 그곳은 두 번에 걸쳐 8일간 같은 방을 이용했다. 이후에는 주인이 일 단위로는 내놓지 않겠다며, 대학가가 아닌 서울 시내에 있는 지인이 운영하는 곳을 소개해 줬다. 가서 보니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아 나왔다.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였고, 방들이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그러다 새로운 곳을 알아보다 찾은 곳은 주차 문제도 해결되고, 가격은 이전보다 더 저렴한데 새로 단장한 곳이었다. 이곳은 일일 단위로 예약을 해도 늘 같은 방을 배정해 줘서 좋았다. 그런데 그 방에 월 계약자가 생겼단다. 내가 필요할 때만 종종 이용하는 나에게는 빈방이 배정되었다. 그러다 보니 방 번호가 바뀐다.


두 번째 이용하는 곳은 밤늦게 가서 잠만 자고 나온다. 대학생이나 고시생들은 월 단위로 계약해서 지낼 것이다. 그들에게는 매일 생활하는 집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세탁물이 복도의 각 방 앞에 널어져 있다.


내가 원룸텔을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것은 소리이다. 첫 번째는 공간이 넓고 떨어진 구조라서 소리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두 번째 이용한 곳은 물소리며, 말소리가 들렸다. 옆방에서 물을 사용하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온다. 이용자들은 혼자 있기에 누구와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화통화를 하는 경우겠지만 말소리도 제법 크게 들렸다. 매일 사는 이들은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지낼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원룸텔마다 구조가 다르기에 모든 곳이 이에 해당하지는 않겠지만.


처음 이용을 위해 원룸텔을 알아보면서 서울 시내에 많은 원룸텔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업자들에게 요청하고 싶다. 밥, 빵, 라면, 김치, 커피(기본 제공), 우유(장소에 따라 선택) 등을 제공해 주는 것도 좋지만, 방음벽 설치를 해주면 어떨까 한다.


원룸텔 이용자들이 대부분 지금은 학생이고 고시생들이겠지만, 앞으로 그들이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른다. 원룸텔 방음벽 설치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회 구성원을 키워내는 데 일조를 하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이를 법으로 제정하는 것을 관련 기관에 건의하고 싶다. 이글을 보는 관계자는 검토를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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