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집중해서 영유아 보육학 관련 시험문제 검수를 해야 해서 주말에 나갔다. 문이 지문으로 여닫는 시스템이다. 처음 등록한 지문이 잘 읽히지 않아 새로 등록했다. 어떻게 하다 보면 열리고 닫히는데, 최근 들어 다시 지문이 잘 읽히지 않는다. 지문을 누르기 쉽게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등록했다. 지문이 말을 안 들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매일 컴퓨터 자판으로 글을 써서 지문이 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교적 자판을 쓸 때 잘 사용하지 않는 검지로 바꿀 생각 중이다.
지문이 안될 때는 경비실에 부탁한다. 세 분이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서는데 세 분 다 내가 주말이나 늦게까지 일 보는 것을 안다. 어제는 주차하고 나니, 경비 선생님(아저씨 대신 선생님으로 부름)이 “같이 올라가요”라고 한다. 내가 일하는 11층에 올라가서 문을 열어주시겠다는 의미다. 이전에 지문으로 문을 열려고 10여 분 이상 몇 차례 시도했으나 열리지 않아, 할 수 없이 경비실로 내려와 부탁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하셨던 말씀이 “바로 오시지...”라고 하셨었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나에게 “집중력이 대단하세요.”라고 한다. 이는 내가 밤늦게까지 남아서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하신 말씀이다. 내가 있는 건물은 학생들 기숙사가 있어 새벽 1시까지 문을 열어둔다. 아르바이트하는 학생 중 가장 늦게 들어오는 학생이 그 시간이란다. 늘 이런저런 일이 많은 나도 덕분에 집중해서 그 시간까지 있다 오는 경우가 많다.
배려해 주신, 경비 선생님께는 집에서 가져온 귤로 마음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