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친정아버지 21주기 기제이다.
다른 해는 하루 앞당겨 공휴일인 석가탄신일에 지냈다.
늘, 아버님이 잠들어 계신 국립대전현충원에
가족들이 모여 제를 지낸 후, 준비한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왔었다.
올해는 기제가 근로자의 날로 공휴일이라 당일 하기로 했다.
나는 공휴일은 아니지만, 비대면 강의를 하고 있는지라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모이지 않기로 하고 큰아들네에서 간소하게 제를 지내고,
시간낼 수 있는 사람들만 묘소에 다녀왔다.
묘소에는 86세 친정어머니, 나, 동생이 다녀왔다.
아버님이 살아계셨을 때 좋아하시던 것을 간단히 준비했다.
나는 꽃과 한라봉을 준비했다.
흰색 꽃을 준비했더니, 동생이 "아버지는 빨간색을 좋아하시는데."라고 한다.
난, 아버지가 장미를 좋아하셨던 것은 기억하는데,
빨간색 꽃 자체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어제서야 알았다.
또 고향에 더 오래 머물렀던 동생을 통해,
논에 물대기로 이웃들과 힘들었던 아버지 얘기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자식들을 키우셨던 것이다.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그곳에서는 편안하시기를,
어머님이 건강하게 사시다 가시기를,
형제들과 조카들 모두 건강하고 하고자 하는 일 잘 할 수 있기를,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준비하는 일 잘 진행되기를 지켜봐 달라고,
인사드렸다.
현충원 근처 동학사 입구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왔다.
아침 9시 출발, 정체로 도로에서 왕복 10시간,
묘소에서 1시간, 점심 1시간, 12시간이 소요된 하루였다.
그래도 의미있는 날이었다.
아버지 삶과 중학생이 된 딸의 귀가를
마을 어귀에서 기다려 주신 사랑을 기억한...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아버님 기제 때 현충원 묘소에서 모이돼,
음식 장만은 하지 않고 참석하는 사람들이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좋아하셨던 것,
한두 가지씩 갖고 모이자고 했다.
코로나19는 조상을 섬기는 문화까지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