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은 도발적인 육아서(윤은숙 저) <무슨 애 엄마가 이렇습니다>가 있다. 조선시대 사랑 편지 한 장이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간파한 저자는 자신의 육아 경험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책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일이 힘든 일이지만,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기에 엄마들에게 “집에서 애나 키우라는 말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한국사회의 저출생 문제해결 아이디어도 제공한다.
저자는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이 참으로 아깝고, 정말 너무 슬픈 일이다. 남들 말에 휘둘러 아깝게 보낸 시간이었다.”라고 안타까워한다. 또 아이를 낳고 1년째에는 육아로 섬에 표류해서 사는 것 같은 외로웠는데, 이때 가장 좋은 친구는 다른 아이의 엄마였다고 한다. 함께 만나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엄마도 마찬가지였을 터이다.
육아 정책 관계부처에서는 저자의 이 얘기를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아이를 둔 엄마들이 쉽게 만나 육아 경험을 나누거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장소를 마을마다 두거나 권역별로 만들면 양육 불안과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실제로 핵가족화로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젊은 엄마들이 아이와 어떻게 놀아줘야 하며, 아이가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몰라 불안해한다. 이런 장소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7년간 머문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자녀양육지원센터’가 있다. 이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무료로 운영한다. 이곳에는 센터장을 비롯하여 상담사나 보육교사도 상주한다. 아이를 둔 가정이 이용할 때는 반드시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 엄마가 오는 경우가 많다. 엄마는 아이가 교사나 또래 친구와 지낼 때 다른 엄마들과 육아 경험이나 고민을 나눈다.
부모교육 강연에서 젊은 엄마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면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영국 국립 아동발달연구소 연구에 의하면, 아빠가 육아에 함께 참여했을 때 아이가 나중에 사회적으로 더욱 유능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를 '아빠 효과'라 한다.
이 외의 연구에서도 아빠의 육아 참여는 아이의 신체, 사회, 인지, 도덕성 발달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저자도 말하고 있듯이 엄마가 주로 육아를 할 경우 가장 큰 스트레스는 아빠 참여가 저조했을 때였다. 이는 아빠의 육아 참여에 대한 제도와 정책을 더 고민해야 함을 보여준다.
대학생들과 저출생 문제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이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 이유 중, ‘헬조선’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무엇이 ‘헬조선’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제사 지내기’ ‘가부장적 분위기’ 등을 든다. 또 교육비 부담, 자신의 삶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출산 후 여성의 사회적 지위 불투명도 든다.
정부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세계 최하위 출생율을 보인다. 예비 부모와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에 대한 꼼꼼한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결론적으로 ‘애나 키우라.’는 말은 없어져야 하며 아이를 지금보다 더 쉽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함을 전하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를 떠올리게 한다.
미국 UC버클리대학교 인지발달학자인 앨리슨 고프닉 교수는 “양육이야 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한다. 나는 “양육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가치로운 일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영유아기는 인간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모든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때 우리 미래는 그만큼 더 밝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