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든 조직이든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의욕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현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교육과 보육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정책 공약을 내걸고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우려했던 대로 예산 문제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뉴스를 통해 복지정책에 갑작스럽게 투자가 되다보니 벌써부터 예산이 부족하여 세금을 또 거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라는 영유아 자녀 둔 부모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또 “아이를 돌봐주는 친·외조모에게 육아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얘기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 때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지, 전문가가 참여해서 만드는지가 의심스럽습니다.”라는 지적처럼 정책 수립 시에는 행정 편의주의는 지양하고 현장 전문가를 포함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한편 “현재 실시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점검이 선행되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수정·보완했으면 합니다.”라는 의견과 같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수정·보완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 수립을 토대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많은 아이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고 있는지, 먹거리는 잘 먹고 있는지 불안합니다.”와 같은 부모의 걱정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각종 정책은 부처나 관련 기관 등의 이해관계보다 영유아 발달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 이에 따른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유보통합을 위한 새로운 기관(가칭, 유아교육·보육복지지원청)을 신설하라.
현재 유치원은 교육과학기술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에서 관장하고 있다. 각 전문가 및 양 부처는 각자의 입장에서 해당 부처가 통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통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그 길이 요원하다. 나는 지난 2007년 한국유아교육학회 쟁점연구에 참여하였다. 통합을 전제로 한 연구였다(권건일·김재환·최순자. 유아교육법과 영유보육법의 통합을 위한 비교 분석. 유아교육연구, 유아교육연구, 제27권 6호). 연구 결과, 유아교육·보육 통합 추진연구단을 구성하고 하부조직으로 각 분과위원회를 두어 통합방안을 연구하고 정기적 정책토론회 및 공청회를 통해 입법화를 추진할 것을 제안하였다. 차기정부에도 다시 한번 제안한다.
둘째, 부모교육프로그램을 국가차원에서 실시하라.
영유아발달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부모이다. 부모의 잘못된 교육관과 자녀관은 자녀발달에 바람직하지 못함은 너무나 분명하다. 나는 일본에서 7년간 유학한 경험이 있다. 석박사 논문 주제는 유아의 사회도덕성 발달에 미치는 부모의 양육태도이다. 처음 유아의 사회도덕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교사를 고려하였다. 그러나 일본 지도교수의 조언으로 부모와의 관련성을 보게 되었다. 자녀발달에는 부모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을 지적해 주셨던 것이다. 일본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영유아를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 정책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의 자녀양육력을 강화 증대할 것인가이다. 부모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예를 들면, 혼인신고 시 필수로 부모역할이나 아동발달에 대한 강좌를 듣게 하거나 양육비 보조는 부모교육 프로그램 이수자에게 지급한다 등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주길 바란다.
셋째, 직장보육시설 운영을 확대하고 출산·육아휴직 문화를 보급하라.
현재 직장보육시설은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이나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의 사업장은 직장보육시설을 설치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미이행한 직장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무 사업장은 반드시 설치 운영하도록 하고, 근로자가 법적 인원에 해당하지 않더라고 직장에 따라 보육시설을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를 바란다. 또한 출산 및 육아 휴직에 대해 경력 단절 등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주위의 시선 때문에 제대로 휴직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관련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인간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3세까지는 가능하면 부모가 주 양육자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세심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
넷째, 보육교사양성과정 정비와 보육교사의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하라.
현재 보육교사는 각 보육교사양성교육원에서 1년의 과정을 통해 배출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 외에는 대학(사이버대학, 학점은행제 포함)의 아동학과, 보육학과 또는 각종 유사관련학과에서 배출하고 있다. 천명 이상의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보육현장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의견을 들었다. 가장 많은 의견이 급여 문제이다. 일하는 시간에 비해 너무 낮다는 것이다. 근무시간은 평균 12시간 정도이다. 거기다 행사나 보육평가인증 준비라도 있으면 더 길어지고 밤을 새고 휴일도 없다. 점심시간도 별도로 없고 은행이나 병원 갈 시간도 없는 경우가 많다. 법정 휴가도 없어 원장 재량에 따라 짧게 갖고 있거나 이마저 갖지 못하는 곳도 많다. 초과근무 수당도 없다. 국가지원이 늘어나면서 부모들이 오히려 원장과 교사를 무시하고 있어 자존심이 상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보육교사양성과정을 정비하여 전문가로 양성한 후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영유아기는 인간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영유아기를 최적의 시기, 민감기, 결정적 시기라 한다. 인간 발달의 토대를 이루는 시기다.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지하자원도 풍부하지 않는 경우는 인적자원이 국가경쟁력이다. 영유아기에 대한 국가적 투자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이다. 영유아기 교육과 보육정책에 대한 차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도정비, 시행을 촉구하며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