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덜어내기 글쓰기와 잠들지 않는 뇌

by 최순자

3월 말에 우리은행 시니어 플러스 포스트에 내 글이 실렸다. ‘미리 준비하는 은퇴 이야기’ 코너이다. 제목은 ‘내가 하고 싶은 일로 평생 현역이 가능하다?’이다.


원고 의뢰는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지원팀 정태욱 과장으로부터 왔다. 그는 함안땍이라 불리기도 한다. 파트너 불꽃애기씨 권우실 과장과 문화의병 ‘작가탄생 프로젝트’를 기획ˑ운영하고 있다.


‘작가탄생’ 과정을 거친 사람 중 일부는 ‘긱워크연구소’에서 활동한다. 신중년이 ‘자신만의 콘텐츠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아카데미이다. 이곳과 우리은행 포스트가 연계하여 연구원들의 글을 싣고 있다. 연구원인 나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초고 공유

조언 도움 되다

원고는 현재 내가 하는 일 중심으로 써달라고 했었다. 분량은 2~3장이었다. 나는 먼저 머릿속으로 어떤 내용을 쓸지 그렸다. 이후 메모지에 생각나는 대로 핵심어를 나열했다. 어느 정도 글의 방향이 정해지자 초고를 썼다. 글만 쓰는 작가가 아니다 보니 본업에 밀려, 초고를 며칠간 묵혀뒀다.


내가 완성한 글을 남편, 친구, 글동무 세 사람에게 읽어보라고 했다. 각각 다른 조언이 왔다. 남편은 평상시 단문인 내 문체와 다르게 문장이 길단다. 글동무는 인용을 줄이면 좋겠다고 했다.


오사카에 있는 친구는 검토 원고 메일을 보낸 줄 알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전송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고 한다. 친구 글은 이미 내가 글을 보낸 후 도착했다. 친구 의견은 나중에 받았지만, 내가 어색하게 생각되어 뺀 내용과 정확히 일치했다. 멋지게 쓰고 싶어 넣은 내용이었다.


강원국 작가는 ‘글쓰기는 빼기(한겨레. 2019.11.21)’라 했다. 그는 글은 쉽고, 간결, 명료, 정확하게 쓰라고 한다. 완벽한 이해로 쉽게 쓰고, 구어체로 주어와 서술어는 가깝게, 수식어는 피수식어 바로 앞에 두라고 한다. 한자어, 이중 부언, 상투적 표현은 쓰지 말 것도 조언한다.



밤새워 3장을 2장으로

계속 활동하는 뇌

나는 초고 3장을 2장으로 줄이는데 밤을 꼬박 새웠다. 다음 날 종일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잠을 자야 할 것 같아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뇌가 잠들지 않았다. 뇌 속의 신경들이 계속 움직이고 뇌혈관 속 피들이 쌕쌕거리며 돌아다니는 소리가 나는 듯했다. 다시 책상에 앉아 글을 매만지다 보니 창밖이 시나브로 밝아왔다. 얼마나 오랜만에 가져보는 꼴딱 밤새우기인가. 행복감이 밀려왔다.


아침에 원고를 보내고 차를 운전해서 외출했다. 온종일 업무를 봤음에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뇌가 계속 활동하고 있음을 느꼈다. 뇌는 주인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의뢰자는 담당자가 “너무 완벽하게 썼다.”고 했단다. 글쓴이의 수고로움에 대한 칭찬이리라. 다시 게재된 글을 보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뜨인다. 어찌됐든 글을 쓰며 초고를 덜어냈듯이, 몸과 마음도 비워내야 하는 내 인생의 계절이다.


* 우리은행 포스트 글

최순자. 하고 싶은 일로 평생 현역이 가능하다?. 미리 준비하는 은퇴이야기, 우리은행 시니어 플러스. 2020.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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