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0년 만에 깨달은 글쓰기와 책쓰기 비법

by 최순자

40여년 공부했지만

글쓰기 공부 제대로 한 적 없어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엄마에게 한글을 배웠다. 책과 노트는 엄마표였다. 종이 밀가루 포대를 잘라, 하얀 무명실로 꿰매 만든 깍두기공책이었다. “나, 너, 우리...... 바둑아 이리 오너라......” 등 한글을 한자 한자 써서 가르쳐 주셨다. 농사를 짓던 엄마는 들에 나가기 전 이른 아침, 가마솥에 밥을 안친 후 불 때기는 오빠들에게 맡겼다. 그옆에서 딸에게 한글을 알려주면서 불때기를 거드셨다. 아궁이 옆이 교실이자 책상이었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국어 과목을 좋아했고, 문예반 활동을 한 적도 있다. 한때는 들판에서 시를 읊어주는 국어 선생이 되고 싶은 꿈을 꾸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7년 유학 포함 15년 정도를 더 공부했다. 공부한 한 세월이 40여 년이 넘는다. 물론 공부와 일을 병행한 시기도 있다. 아무튼 40년이 넘게 공부를 했고, 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한다. 그런데도 글쓰기, 책쓰기는 자신이 없었다.

많은 세월 공부를 했지만 글쓰기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고, 나만의 책을 내고 싶어, 숱한 작가와 강사들의 책을 읽고 강연장을 찾아다녔다.


10년 전부터 글을 잘 쓰고

자신의 책을 내기 위한 시간을 갖다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지가 올해로 딱 10년째가 된다. 2010년 6월 송숙희 작가의 ‘당신의 책을 가져라’라는 저자 강연에 참석했다. 그 인연으로 65일간에 거친 ‘송책교(송숙희 책쓰는 교실) 8기’ 과정에서 도서 리뷰, 저널쓰기, 칼럼 베껴쓰기 등의 훈련을 받았다.

특별히 잊히지 않는 것은 10년 전 10월 16일 내 나이 47세가 되던 날이다. 강진 다산 초당에서 ‘내 브랜드를 갖는 최고로 빠른 방법’이라는 주제로 송책교 회원들이 모였다. 송 작가의 강연을 듣고, 질의응답,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다음 날에는 다산이 초의 스님과 차를 마시며 담소하기 위해 걸었던 길을 걷기도 했다. 그때 나는 의미 있는 책을 쓰겠노라는 다짐을 했었다.

10년째 매년 150여권의 책을 읽고, 매일 칼럼 베껴쓰기(논설위원이 쓴 관심주제)와 좋은 글 올리기, 5년째 자유 베껴쓰기(감성적 글과 전문영역 고려)도 하고 있다. 8년째 지역의 시민기자로 현재까지 222회 기사를 썼다. 나만의 책을 출간하여 저자 강연을 하고 종종 일간지와 잡지에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또 전문 신문에 장애와 교육에 대해 매월 3편씩 고정 칼럼을 쓰고 있다. 물론 연구자로 논문을 쓰거나 저서, 번역서를 내기도 했다.


10년 글쓰기 공부 후 깨달은 비법


다독, 다상량, 다작

일정 분량의 저널쓰기


10년의 글쓰기와 책쓰기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비법은 누구나 알고 있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실천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꽃을 피우고 열매 맺게 하는가를 가름한다.

또 하나의 비법은 내 책을 내기 위해서는 매일 일정 분량의 저널쓰기이다. 일정 분량은 A4 한 장 반에서 2장 정도가 적절한 듯하다. 사실 매일 이 분량을 쓴다는 것은 녹록지 않다. 나도 강의가 많은 학기 중에는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자신의 책을 내고자 한다면 써야 한다.

지금 이 글도 매일 저널쓰기의 일환으로 쓰고 있다. 몇 차례 해 본 적이 있는 매일 저널쓰기를 이번 3월부터 다시 시작했다. 저널쓰기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나 스스로 책쓰기 비법을 깨달았으니 이제는 시도에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꾸준히 할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 쓰기

미디어 활동


송 작가는 “독자의 입장에서 팔리는 책을 쓰라.”는 주문을 했다. 그의 가르침 중 내가 제일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 말이 이해가 된다. 이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쓰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읽고 싶어 한다. 늦게나마 스스로 깨닫게 되어 다행이다.

블러그에 쓴 글과 활동을 올릴 필요도 있다. 송 작가는 ‘블러그는 미디어’라고 했다. 나는 나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는 내 전공 영역으로 7천여 회원들이 함께하는 다음 카페에 올리고 있다. 그중 일반인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내용은 네이버 블러그와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글쓰기와 책쓰기를 공부한지 5년 만에 내 책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을 출간하고 나서 전국으로 강연을 다녔다. 지인 외에 강연 요청의 대부분은 내 블러그를 보고 연락이 왔다. 그러니 앞으로 책을 내고 강연을 염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고려하면 좋을성 싶다.


자신만의 정리파일 만들기

1만 시간의 법칙

무엇보다 중요한 비법, 잘 살아가기


쓴 글은 블러그에 올리는 것에 끝내지 말고 자신만의 파일을 만들어 주제별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지금 내 전공 영역인 아이 심리와 부모 역할에 관한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출판사에 초고를 보낸 뒤 피드백을 받은 내용대로 수정하고 있다. 5년 전 책을 낸 뒤 한 달에 한 편 정도 쓴 관련 칼럼을 모았다.

목차를 구성하면서 느낀 점인데 처음부터 큰 목차를 나눈 뒤 글을 분류해 뒀더라면 편집이 더 수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 앞에서 말한 분량이다. 그동안 써둔 칼럼은 대부분 A4 한 장 정도인데 내용을 더 쓸 필요가 있음을 느끼고 원고 수정 과정에서 그 작업을 하고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하루에 3시간 정도 10년을 어떤 일에 투자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나에게 지금 그 시기가 왔다. 무엇보다 중요한 글 잘쓰기 비법은 ‘잘 살아가는 것’임도 잊지 않으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하나하나 열매로 맺어가야겠다. 인생의 계절도 그럴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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