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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Feb 14. 2023

402. 친구 장난감을 뺏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407회 칼럼

최순자(2023). 친구 장난감을 뺏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2. 14.



“20개월 전후 아이들 반을 맡고 있어요. 말은 두 단어 정도 하는 아이들이에요. 아직 대변 처리는 스스로 못하고요. 소유욕이 많아 자기 장난감이 있는데도 친구 장난감을 뺏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한 질문이다. 교사가 전한 아이들의 행동은 이 시기 발달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언어적으로는 울음으로 의사를 표현하던 아이는 12개월에서 15개월 사이에 한 단어를 사용하고, 18개월에서 25개월 사이에는 두 단어를 사용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나’ ‘너’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변도 괄약 근육 발달이 가능한 18개월 전후로 아이 발달의 개인차를 고려해 서서히 대변 훈련을 시작할 단계이다.


아이들이 소유욕이 많다는 의미는 아직, 내 것과 다른 사람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놀고 있는 장난감이 있음에도 다른 친구가 가지고 있는 장난감을 뺏으려고 하는 것이다. 인지 발달적으로 ‘하나’ ‘더 많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자신의 불만을 나타내기도 하는 시기이다. 아이는 다른 친구와의 갈등 경험, 교사의 적절한 개입을 통해 모든 것이 내 것이 될 수 없음을 알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친구 장난감을 뺏는 것에 대해 교사는 아이의 발달과 배움의 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취학 전 반 아이들과 지낼 때 일이다. 학습지 전문교사인 엄마와 집에서 지내다 만 5세가 되어서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온 외동아이가 있었다. 만 5세임에도 뭐든지 혼자 독차지하려고 했다. 집에서는 뭐든지 혼자 가지고 놀아도 되고, 혼자 먹어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이집에 와서는 친구들과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하고, 먹는 것도 나눠 먹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는 그런 경험이 없었기에 당연히 혼자 장난감을 차지했고 하고, 먹으려 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같이 사용하고, 나눠 먹는 등의 교육적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놀이치료로 행복을 되찾은 베티’라는 책에서 베티는 태어나서부터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한 환경이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소유욕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지나치게 소유욕이 강하다면, 가정환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모를 만나 아이의 행동을 전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부모에게 권면해 보는 것도 전문가로서 교사가 해야 할 역할이다.


아이들의 행동은 그냥 하는 게 없다. 발달상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 신호를 민감하게 알아채고 반응하는 게 어른들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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