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406회 칼럼
최순자(2023). 선생님만 붙들고 있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2. 13.
“만 4세 반을 맡고 있어요. 어린이집에 와서 또래들과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저만 붙들고 있는 아이가 있어요. 아이 엄마는 알코올 중독으로 알려져 있고, 둘째를 인심하고 있어요. 제가 이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보육교사가 한 질문이다. 직접 확인하지 않았어도, 교사의 얘기만 듣고도 아이의 심리가 어떤 상태인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아이는 가장 사랑받고 싶고, 자기 마음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엄마의 사랑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엄마가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다 게다가 동생을 임신하고 있다면, 아이는 그야말로 불안이 더할 수밖에 없다. 집에서는 엄마에게 사랑받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어린이집에 와서 선생님에게 집착하는 것이다.
보육교사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아이에게는 최대한 따뜻하고 편하게 대해야 한다. 집에서 마음 둘 곳이 없어 어린이집에 와서 교사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행동이다. 이때 교사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마음의 상처가 클 것이며, 극심한 불안으로 더 좋지 않은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동물행동학자 할로우는 애착 형성조건으로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따뜻한 느낌의 접촉임을 새끼 원숭이 실험을 통해 밝혔다. 다음으로 교사는 이 아이에게 또래 관계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원에서 누구에게나 말을 잘 붙이고, 상냥한 아이와 식사도 같이 하게 하고, 이후 놀이도 함께 할 수 있도록 교육의 의도적 배려를 해줘야 한다.
그리고 교사는 부모를 만나야 한다. 가정 상황을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엄마가 알코올 중독으로 만나기 힘들다면 아빠를 만났으면 한다. 아빠에게 아이가 원에서 보이는 행동에 대해 전하고, 아빠가 최대한 아이와 편하게 지내달라고 해보자. 아이가 아빠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으면 한다. 또 아빠가 엄마가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 아이와 잘 지낼 수 있도록 역할 하기를 권면했으면 한다. 상태에 따라서는 전문가 상담 등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부모가 동생 임신에 대해서도 아이와 얘기를 나눠서, 동생을 임신했지만, “너도 여전히 사랑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 사례이다.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문은희)’라는 책의 제목과 같은 상황이다. 엄마의 빠른 건강 회복을 빌게 된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전문가로서 교사 역할을 기대한다면 지나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