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山 최순자(2024). 생로병사.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7. 3.
“시어머님 보러 당일치기로 기타큐슈까지 갔다 왔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네. 마지막 인사인 듯한 말씀을 하시는데 ‘인간이 생명을 받아서 세상에 왔다가 생명이 다해서 갈 때는 이런 건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오사카에 있는 절친에게서 온 메일이다. 구순 노모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기에 상세한 내용까지는 듣지 않았지만, 마지막인 듯한 인사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기원전 고타마 싯다르타는 태자로 태어나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사람의 고통을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난 후 남루하지만, 눈빛은 형형한 수행자를 보고 출가하여 정진하여 깨달음을 얻어, 35년간 대중에게 설파했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늙어 쇠약해지고 죽는다. 큰 병 없이 죽는 것도 복이지 싶다. 늙었다는 것의 기준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옆에서 노모를 보았을 때 일단 팔십이 넘으면 신체 움직임도 여의찮아지는 것 같다. 그때가 되어 노모는 다리가 아파 걷기 힘들다고 했다. 물론 이전에도 몸이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느꼈겠지만, 표면상으로 드러난 나이 듦의 모습을 역력히 알게 했다.
마을에서 운동 중 만난 칠십 후반의 어르신은 손주들에게 “눈 좋을 때 책 많이 읽어라.”라고 하신단다. 당신은 어렸을 때 호야 등불을 이불 속에 가리고 밤늦도록 소설책을 읽기도 했는데 지금은 한 줄도 읽지 못한단다. 그러면서 “나이 칠십 되니까 눈이 안 좋아 지더라구요.”라고 했다. 이 경우는 70이 되면 신체 기능이 떨어짐을 알게 해준다.
마을 어르신 중 60 중반으로 그동안 병을 앓으셨는데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다. 언젠가는 떠나는 인생이지만, 안타깝다. 한 달 전에 찾아뵀을 때 “괜찮아요. 마음이 편안해요.”라고 하셨다. 지난해 마을 어르신 열두 분의 삶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드렸다. 그때 그분이 그런 기회를 가져서 좋았다고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다행이었다.
인간은 늙고 죽는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늙기 전에 건강 챙기면서 하고 싶은 일, 좋은 일 많이 하다 가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장마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