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山 최순자(2024). 어머니의 산이 더 아프지 않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7. 16.
‘펑’ ‘펑펑’ ‘펑펑펑’ 종종 사격장에서 들리는 포 소리다. 주말에만 왔다 갔다 했을 때는 듣지 못했던 소리다. 주중에 있다 보면 포 훈련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날은 아침 8시경부터 난다. 경치 좋고 조용한 곳을 찾아왔길래 처음에는 그 소리가 신경 쓰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 받아들이고 의미 부여하기로 했다.
학창 시절부터 민족문제로 우선순위로 생각한 것은 평화통일이다. 현실은 요원해 보인다. ‘저 소리는 조국의 현실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민족문제를 잊지 말라고 나를 일깨워 주고 있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소리로 듣지만, 포 사격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산이 있다. 나는 그 산 이름을 ‘어머니의 산(母山)’으로 이름 붙이기로 했다. 어머니는 민족의 아픔, 현실을 묵묵히 받아주고 있다. 더 나아지길 바라면서.
동경 유학 시 고 김대중 대통령 평양 방문 시 함께 갔던 고 강만길 역사학자 강연을 들었다. 그는 “김 대통령은 남북문제가 풀리려면 앞으로 한 20년은 걸릴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라고 했다. 그로부터 24년의 세월이 흘렀다. 남북 관계는 정권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은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남북문제에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 정착으로 본다. 이를 위해 스위스처럼 중립국 선언을 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나는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확대해 나가길 바란다. 교육, 문화(문학), 종교, 정치, 경제 등 분야별, 또는 마을, 지역별로 서로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거기에 민족을 위한 남북 지도자들의 통 큰 결정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언제가 만날 북녘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면서, 10여 년 넘게 분유, 두유 등의 영양식을 구입하는데 마음을 보냈다.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을 보고 싶다. 어머니의 산도 더 아프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