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개강일 풍경

by 최순자

<대학 개강일 풍경>

인간발달 디자이너 雲山 최순자.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공명재학당). 2025.3.4.


이번 학기 맡은 과목은 학부생은 교직과목인 의사소통, 특수교육학개론이다. 성인학습자는 부모교육, 보육실습 지도이다. 대학 개강일 복도에서 긴장한 듯한 표정의 여학생 두 명을 만났다.


“저기요, 00학과 사무실이 어디예요?” “나도 잘 모르겠는데요. 신입생인가 보네.” “네” 신입생인 것 알고 나니, 그들이 찾고 있는 학과사무실을 꼭 찾아주고 싶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침, 학생들이 찾는 학과사무실 팻말이 보였다. “아, 저기 있네요.” 신입생으로 다른 학교에 가 있을 조카 생각이 났다.


복도를 걷는데 남학생 세 명이 걸어온다. 한 명이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며 지나간다. 나도 잘 모르는 학생이다. 웃으며 답례했다. “야, 우리 눈 맞으면서 캠퍼스 한 바퀴 돌까?” “그럴까?” 발걸음을 멈추고 학생들 얼굴을 바라봤다.


늘 스마트폰이 손에 들려 있는 이들에게 이런 낭만이 있다니? 그들이 춘삼월에 눈이 내려 하얀 눈송이가 내려앉은 나무를 바라보며 학교를 한 바퀴는 돌았는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참 귀한 소리를 들었다. 따스한 커피를 한 잔 마신 듯이 마음이 따뜻해졌다.


강의실에 들어와 강의계획서를 나눠주고 안내했다. 강의개요, 주제, 시험, 발표, 과제, 강의 워크북, 부교재 등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미리 준비한 A4용지 4분의 1 크기의 이면지를 배부했다. “고민이나 나를 인생 선배라 생각하고 듣고 싶은 말을 무기명으로 적어도 좋고, 이름을 적어도 좋으니 적어서 내세요. 학기 중에 한 명씩 편지를 써서 드릴게요.”라고 했다. 한두 명 제출하지 않을 학생도 있으려나 했는데 2학년, 3학년 두 반 다 전원이 냈다.


얼핏 살펴보니 실습, 취업, 학업, 관계, 경제적 문제 등이 많았다. 눈에 띄는 내용은 “계속 게으르게만 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칭찬해 주세요. 잘했다~ 잘했다~ 오구오구. 칭찬 먹고 자라는 학생입니다!”였다.


자립준비청년 손자영 씨는 “말하는 사람 곁에는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혼잣말에 그치지 않고 더 큰 소리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괜찮다’라며 나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준 사람들 덕분에 내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처럼 이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괜찮다'는 위로가 주는 힘, 한겨레 2024. 5. 28.)라고 고백했다.


청춘앓이하며 힘든 시기를 건너고 있는 청춘들이 용기 낼 수 있도록 ‘괜찮다’는 위로와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편지를 써 주려고 한다. 그들과 공감하며 ‘의미’로 마무리하는 학기가 되길 바라며, 나도 나에게 위로와 칭찬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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