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 쓰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

by 크넥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브랜드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수천만 원을 썼습니다. 팔로워 50만, 고정 게시물 조회수 천만이 넘는 인플루언서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완벽했습니다.

캠페인이 끝나고 성과를 분석했습니다.

전환이 없었습니다. 인지도 상승도 미미했습니다. 뭔가 이상해서 파고들어봤더니, 가짜였습니다.

가짜 인플루언서라는 게 있습니다.


예전에는 티가 많이 났습니다. 외국인 팔로워로 가득 차 있거나, 댓글이 "예쁘다" "최고" 같은 단순 감탄사 일색이었죠. 5분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이들도 진화했습니다.


가짜 인플루언서에게도 계급이 있습니다.


Lv.1은 외국인 팔로워 구매입니다. 가장 초보적인 수법이고, 티가 많이 납니다.

Lv.2는 한국인 팔로워에 좋아요, 댓글 품앗이를 더합니다. 매 게시글마다 비슷한 댓글이 10개 이상 달립니다.

Lv.3은 여기에 스폰서 광고로 조회수를 밀어올립니다. 숏폼인데 조회수가 이상하게 고르게 나옵니다. 보통 숏폼은 편차가 큰데, 이들은 일정합니다.

Lv.4가 문제입니다.

고정 게시물 천만 조회. 팔로잉 50명 이하. 대행사 마케터 수준의 계정 관리. 진짜 셀럽처럼 보입니다.

솔직히 Lv.4는 구분이 안 됩니다.

저도 몇 번 속았습니다. 숫자만 보면 완벽합니다. 심지어 진성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보다 단기 성과가 좋게 나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협업비입니다.

톱티어급으로 부릅니다. 그런데 가격 대비 효과는 절대 안 나옵니다. 브랜드 인지도? 없습니다. 구매 전환? 없습니다.

담당자 눈으로는 사전에 거를 수가 없습니다.

캠페인이 끝나고, 성과 분석을 하고, 그제야 깨닫습니다.


"아, 가짜였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숫자 너머를 봐야 합니다.

댓글의 질, 팔로워 증가 패턴, 조회수 편차, 과거 협업 브랜드의 실제 반응.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번거롭습니다.

그래도 해야 합니다.


수천만 원을 쓰고 나서 깨닫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결국 마케팅은 숫자 게임이 아닙니다.

숫자 뒤에 있는 진짜를 보는 눈.

그게 이 시대 마케터에게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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