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간판을 빼앗기고 있다

by 크넥

미국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제품 자체가 한눈에 매력을 주지 못하면, 아무리 좋다고 밀어도 성공하기 쉽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국 입장권 30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일본에서 수백억 넘는 매출을 올린 브랜드도 미국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합니다.

수억 원 투자한 마케팅비가 매몰비용이 됩니다.

아까워서 포기하지 않지만, 적자는 더 늘어갑니다.

최근 80억 원 투자를 받은 브랜드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JiYu라는 이름의 스킨케어 브랜드입니다.

전년 대비 3배 성장.

올해 매출 목표 1,000억 원.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국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공식 사이트에 떡하니 적혀 있었습니다.

제조 파트너이자 공인 유통사가 중국 산동성 쯔보의 회사였습니다.

K뷰티를 표방하는 C뷰티.

이게 시작입니다.

JiYu가 나쁜 브랜드는 아닙니다.

오히려 잘하는 브랜드입니다.

아마존, 틱톡샵, 자사몰 3채널을 동시에 운영합니다.

콘텐츠 마케팅도 잘합니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난다는 겁니다.

콜마, 코스맥스의 해외 매출은 계속 높아지고, 공장도 늘리고 있습니다.

한국만 ODM 생산을 하는 게 아닙니다.

한국보다 인건비도 저렴하고, 부자재도 가장 저렴한 곳이 중국입니다.

거기서 K뷰티 간판을 걸고 덤벼버리면, 점유율은 금방 흔들립니다.

"Made in Korea"만으로는 차별점이 안 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같은 주에 좀 다른 소식도 있었습니다.

Ulta Beauty 마켓플레이스에 K뷰티 17개 브랜드가 추가 입점했습니다.

입점 기간이 9개월에서 9주로 줄었습니다.

닥터멜락신은 마켓플레이스에서 3번 연속 품절을 기록하고, 5월부터 Ulta 전 매장 1,500곳에 오프라인 입점합니다.

세포라도 한국 스킨케어 전용 코너를 확대 중이고, 코스트코닷컴도 K뷰티 50개 이상 취급 중입니다.

올리브영 LA 매장도 올해 문을 엽니다.

시장은 확실히 열려 있습니다.

K뷰티는 지금 가장 뜨거운 시장입니다.

하지만 그 성장의 과실을 누가 가져가느냐.

그건 다른 문제입니다.

한국 브랜드의 진짜 경쟁 상대는 이제 다른 한국 브랜드만이 아닙니다.

K뷰티 간판을 쓰려는 모든 플레이어가 경쟁 상대입니다.

"한국에서 만들었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 이 브랜드여야 하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브랜드만 살아남을 겁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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