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돌멩이 같은 마음이 되겠다며 울었다.
아이가 발달이 늦어지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아가던 2015년 7월 어느 날이었다. 둘째 아이를 안고 첫째 아들은 유모차에 태우고 엄마들 모임에 나갔다. 아이 엄마들 모임에 나가니 다른 아가들은 쫑쫑쫑 잘도 걸어 다니는데 우리 첫째 아들은 두 손과 두 발로 열심히 기어 다녔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바뀌었다. 그 모습을 보며 다 들리는데 주변에서 수군거렸다.
"아직도 못 걸으면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나는 왜 여기에 끼여서 이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날부터 같은 또래 엄마들의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그냥 아는 사람보다 못한 사이라는 걸 나도 알 것 같았다. 그곳에 있어야 할 의미도, 나가야 하는 의미도 찾지 못했다. 그런 건 참 분별도 잘한다. 분명 잘못한 건 없었는데 내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졌다. 집에 돌아오니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 혼자 떨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태어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둘째 아이를 재우자마자 다른 방에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이게 이렇게 서러울 일이었나?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는 절대로 아는 사람을 두지 않겠다 다짐했다. 너무 짜증 나고 분해서 이 감정이 아이들에게도 닿을까 꾹꾹 눌러 담았다.
어느샌가 내 감정과 마음은 절대 들키면 안 된다는 강박이 만들어졌다. 혼자 삭히는 게 당연한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참지 못할때면 가끔 입을 꽉 깨물고 울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자신을 위해. 그런 엄마에게 첫째 아들이 다가와 세상 해맑은 얼굴로 웃었다. 내 마음은 돌이라며 수군대도 이 녀석에게 돌 던지는 건 용서하지 않겠다고 난 다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