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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열셋, "위로"

처음 받아본 위로

by 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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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위로받고 싶던 순간이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틀어지고 그때의 나는 병원 치료가 문제가 아니었다. 첫째 아들의 일정이 막막하다는 생각만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어떻게든 소화해보려 했던 일정이 틀어지고 알고 있던 것들이 조금씩 개미가 땅굴 파듯 열심히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썼다. 건성의 한 마디여도, 빈말이어도 위로가 듣고 싶었던 하루였다.

"괜찮다"는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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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사물함에 색연필과 사인펜을 바꿔주러 가던 날, 아무것도 되지 않는 현실이 짜증이 났고 마음이 무너졌다. 잘 버티고 있는지, 현재를 잘 지나가고 있는지 알지 못해서 답답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힘겨운 말을 건넸다. 위로는 생각지 않았던 분에게서 받았다.


"제가 볼 땐 충분히 잘하고 계세요. 어머니"


무너진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한 마디였다. 건성으로 들은 말이라도, 빈말이래도 고마웠고 감사했다.

말을 듣지 않았던 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한 모금의 물이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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