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민과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가 겹친다.
그렇기에 조민이 말하는 '떳떳함'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중학교가 있던 동네는 나름 학군을 형성하는 곳이었고,
잠실쪽이나 올림픽선수촌보다는 경쟁이 덜해서
적당히 공부잘하는 아이들이 좋은 면학분위기에서 안정적으로 공부하기 괜찮은 환경이었다.
이미 예전부터 우리동네에서는 건너건너 조민에 대해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엄마들을 통해 소문을 돌리고 있는 중이다.
한영외국어고등학교, 고려대학교는 선발된 아이들만 갈 수 있고,
그들 중 상당히 잘사는 아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잘살지 않아도 공부 잘해서 외고, 고려대를 입학하는 사람들도 절반은 된다.
고등학교의 경우 잘살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절반, 잘살지 않고 공부잘하는 아이들이 절반, 그리고 이상한 구멍으로 들어온 아이들이 5%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상한 구멍이란 기존 학생의 전학이나 자퇴로 인해 결원이 생긴 경우,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어느날 전학을 오는 친구들이 있는데, 어떻게 들어온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두 함구하는 그런 전형이다. 어떻게 들어온거냐고 물어봐도 본인도 모른다고 대답한다. 시험은 본것은 아니라고 하고, 대기를 걸었다가 들어오게 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설명.
고려대학교의 경우 잘살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 35%, 잘살지 않고 공부잘하는 아이들 35%, 이상한 전형 아이들 30%. 꽤 높은 비중이다.
조민은 왜 떳떳하다고 말할까
그것은 기본적인 사회지능이 떨어져서인 것으로 보인다.
내가 조민과 같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닐 때
조민 부류의 아이들을 지근거리에서 늘 접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수치심을 알았는지
부모의 돈과 재력과 빽으로 뭔가를 얻었다는 것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았다.
자기들만의 커뮤니티는 있었을 지언정.
자기들끼리 뭘 짜고 어떤 소수 팀과외를 하는지 왠만해선 노출되지 않게 엄청난 단도리를 한다.
부모의 영향력으로 뭔가를 이루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상당수 그들은 열심히 '안그런척'하고,
자기들의 실력으로 이룬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런데 조민은 자기 주위 인간들이 다 부모의 힘으로 스펙을 만드는 것을 보고
그것이 자기들 세상의 공정함이고, 이것이 외부에 알려지고 공유되어도 별 문제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하는 듯 하다.
그 부분이 정말 안타깝고 한심하다. 왜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하지?
고등학교까지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해도,
대학에 와보면 정말 희한한 전형으로 들어온 아이들이 차고 넘친다.
솔직히 공부와 별 상관없는 아이들도 정말 다양한 전형으로 고려대에 진학한다.
아마 조민도 그들을 보며 '나도 저들과 다를게 없네?'라고 가볍게 생각했을 것이다.
근데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그렇게 뒷구멍 전형으로 들어온 아이들은 조민처럼 나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는 판에서는 나설 지 몰라도 실력으로 경쟁하는 판에서 그들은 겸손하고 조용하며 결과에 욕심내지 않아서 언제나 뒤진다.
학점이나 취업 바닥에서는 당연히 공부로 입학한 아이들이 선두를 달린다.
그리고 아이들 사이에서 엄연히 공부로 들어온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경계가 존재한다.
암묵적으로 누가 공부쪽이고 누가 비공부쪽인지 서로서로 다들 인지하는 분위기다.
그것을 대놓고 말하거나 상대를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가령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다.
조별 과제를 해야한다고 치면 공부파들은 비공부파와 같은 조가 되길 꺼려한다던지 어쩔 수 없이 같은 조가 되었을 경우, 다른 친구들에게 '이번에 나 누구누구랑 같은 조됐어 ㅠㅠ' 라는 한마디로 자신의 상황을 전달 수 있을 정도로 암묵적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이 아이들이 취업을 할 때는 2갈래 길이 있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공채의 세계는 아예 시도를 하지 않고 적당한? 회사에 적당한 취업을 한다.
이들은 보통 외국 체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국어 특기를 이용해서 적당한 취직을 하는 경우도 많고, 좋은 기업의 외국어 특기 소수 선발 기회를 얻기도 한다.
또는 부모의 뒷배경으로 소수만을 위해 터준 좋은 길을 찾아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공채나 시험쪽은 전혀 아니다.
게중 부모의 배경이 풀지원되는데, 본인 자체가 똑똑하고 악바리인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는 고시를 준비하고, 결과를 얻기도 한다.
이런 케이스는 부모가 거들뿐이고, 실은 본인이 자기 인생을 살고 있는 경우라고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의사의 자질..
의전원이 왜 폐지되었는가?
조민뿐만 아니라 정상적으로 의전원에 입학해서 수련받는 의사들도
기존 의대 출신들에 비해 실력 또는 근성 또는 다양한 애티튜드가 부족하다는 평가와 의사협회의 강한반발 (의전원 체제는 의료질 저하를 불러일으킨다)로 인해 결국 폐지수순을 밟게 되었고, 의대가 부활되었다.
기존 의전원 출신들도 자신들이 의대출신 의사들에 비해 의사자질이 출중하다는 말을 감히 내뱉지 못하고 있는 판국에 의전원 유급자가 의사자질을 운운하다니..
이쯤되면 사회지능이 떨어져서 세상파악이 잘 안된다고밖에 판단할 수 없을 것 같다.
근데 그것이 수치스러운 행동이니 자중하라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가정교육의 부재다.
사람들은 조민의 의전원 입학이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은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도 하는데,
같은 의전원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발암적인 존재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박탈감을 자극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노력하고 공부해서 이 곳에 왔는데, 쟤는 쉽게 들어오고 대학생활도 쉽게, 노력도 안하고, 최종 결과는 비슷하네? 그리고 부모돈으로 병원도 쉽게 차리고 돈도 더 쉽게 벌겠지. 이 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실 상당히 짜증난다.
하여튼 조민이 말하고자 했던 바는 요약하면 이렇다.
1. 내가 했던 방식은 우리 세계의 보편적이고 공정한 방식이다.
(특히 상대파 자녀들도 다 이렇게 했으면서 나만 갖고 그런다? 이건 정치공격일 뿐 ^^)
2. 이 방식을 시도조차 못해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불공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 부분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
하지만 현실은 ^^
1. 조민의 방식 같은거 없이도 실력으로 그 세계를 채울 수 있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2. 그 사람들은 너 같은 부류 인정안한다. 끝
결론.
1. 조민이 인지하는 '우리' 세계에서도 조민 부류 인정안함
2. 물론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에서도 조민 부류 인정안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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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네이트 판도 아닌데 추가 글을 올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겉멀쩡하신 분들이 왜 남의 브런치 계정에 와서 어깃장을 놓으시는 건지?
저는 좌파도 우파도 아닙니다.
잘못된 걸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일 뿐
박근혜 탄핵 지지했었고요. 정유라 퇴학당한 것도 정당하다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누구 비판만 하면 '아 쟤는 ㅇㅇ파구나', 속단하고 적이라 규정, 공격적으로 나서시는 무리들이 있는 데
이 주제에 대해서도 글을 한번 쓰고 싶어지네요.
한국인들의 '정의란 무엇인가'
내편이면 옳고 상대편이면 틀리다
누군가의 논리적인 글을 읽을 때 논리 그 자체보다는 이 사람이 누구편인지 서사를 파악해내는 데에 초점을 둔다
(여기서 '논리'란 옳다는 뜻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글이라는 뜻)
조민이 잘한게 하나도 없는데
그렇게 감싸고 도는 이유가 뭡니까? 당신 자식들도 그렇게 키울건가요?
아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애 명문대 보내고 억지 의사 만드는게 진짜 정의란 말입니까?
도대체 뭔 소리를 하시고 싶으신건지 이해가 안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