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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제니 Mar 22. 2023

맞아야 할 매는 빨리 과거로 만들어야 한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어차피 겪을 일이라면 빨리 넘겨버리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우리 인생에는 무수히 많은 '먼저 맞아야 할 매'들이 있다.


우리 아들은 극 내향형 성격인지라, 새 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을 잘 못한다. 하지만 먼저 다가온 친구가 있으면 쉽게 친구가 되고 곧 바로 베프가 된다. 사회성이 없다기 보다 다가가는 용기가 없어서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언제까지나 그렇게 수동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어렸을 때야 그렇다 쳐도, 고학년이 되고 중고등학교로 넘어가게 되면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용기를 내어 먼저 다가갈 줄도 알아야 한다. 


딱 한번만 용기를 내면 된다.

'친구에게 말 걸어보기'

어떤 주제든 좋다. 타인에게 말을 걸어보는 용기를 내서 딱 한번만 그것을 해보는 것이다.

이 벽을 넘고 나면 우리 아들은 타인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바로 오늘 그 용기를 내보기로 나와 꼭 약속을 하고 학교에 갔다.


사람은 40살이 넘으면 철학적이 된다고들 한다.

나 역시 40이 넘으면서 지난 '젊은 시절'에 느끼고 생각해왔던 것들과 사뭇 달라진 나의 사고와 인식에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그러곤 생각한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호사가, 다 과거에 미리 매를 맞아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임을.

내가 어렸을 때 결혼을 해놓았으니 지금 기혼자의 삶을 사는 것이고, 시기를 넘기지 않고 아이를 낳았으니 지금 학부모의 삶을 사는 것이고, 애 어렸을 때 틈틈이 육아 글들을 써왔기에 출간작가가 되어있고, 창업을 했으니 소박한 나의 브랜드 대표가 되어있고, 어렸을 때부터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벌고 절약하였으니 빚 걱정 없이 자가로 내 집에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시간 순서가 살짝만 바뀌어 저 중의 하나가 안되어 있었다면 나는 지금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나 혼자 열심히 일하고 절약하여 내 명의의 아파트에서 살 수 있었다 한들, 결혼이 안되어있으면 나는 지금 40이 넘은 나이에 아직도 누구와 결혼할 지, 어떻게 결혼생활을 해야 할 지, 아이는 낳을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걱정하며 살고 있었을 것이다. 결혼이 안되어있으면 그래도, 적어도 너무 아줌마처럼 보여서는 안되기에 부여잡아봤자 잡히지 않는 외모관리에도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줌마처럼 보여도 아무 상관이 없으며 학부모처럼 보여도 노상관이다. 학부모 맞고 아줌마 맞으니까.


애 키우기 힘들고 지쳐서 애보고, 집안일하고, 남는 시간에 힐링하는 것이 전부인 3단 굴레의 삶을 살았다면 나는 출간작가도 되지 못했을 것이고, 그로 인해 경력이 완전 단절된 채 40살이 넘어 내 인생은 이대로 멈추는 것이 아닐까라는 혼란과 두려움, 공포, 그리고 그냥 이대로도 괜찮은 것 같다는 알게 모르게 찾아드는 안일함에 편안함을 느끼며 살았을 것이다. 남는 시간에 쉬는 것이 아닌, 글을 쓰고 컨텐츠를 만들고 나름의 시장 서칭활동을 이어왔기에 내 경력은 단절되지 않고 변형되는 데에 그쳤다.


나는 지금 내 인생에 아무것도 걸리는 것이 없다.

이 것이 내가 인지하는 나의 호사다.


인생에서 크게 맞아야 할 매인 결혼과 출산, 육아가 다 끝난 상태이고, 원래의 내 경력은 단절되었으나 다른 빛깔과 형태로 간신히 이어져 새롭게 시작되고 계속 단단해지고 있으며, 수많은 인생경험과 굴레를 거쳤기에 대단히 실패하거나 위기에 빠질 염려는 별로 없다.


그리고 아직 젊다.

그래서 추진력과 힘이 좋다.

뭐든 할 수 있고, 방해물이 없다.

능력을 펼치지 못했다면 그것은 내가 노력을 덜했거나 시장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한 내 문제일 것이다.


대략 12년이 걸리는 결혼임신출산육아의 매


빨리 맞을수록 젊을 떄 자유가 되고

늦게 맞을수록 자유가 왔을 때 나는 젊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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