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인스타는 SNS로 탄생한 플랫폼이고
SNS라는 건 콘텐츠 플랫폼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자기 일상 올리면서 친구들이랑 친목질하라고 만든 공간이다.
그러니 인스타 초반에 세팅되어있던
매일 하나씩 게시글 올리기,
서로 댓글달고 방문하기 등의 기초 세팅값들이 어찌보면 당연했던 거고
소규모 범위의 친구들에게 내 게시물 자주 보여주며
친목질 자주 하는데 최적화되게끔 기획되고 개발되어져 갔을 거다.
예전에 카스 하던거 떠올리면 이 개념이 맞다.
자기 일상 올리는 게 목적인 플랫폼 운영사인 입장에선
매일 하나씩 게시글 올리는 거에 알고리즘 점수를 더 주는게 그리 과한 기준은 아니었을 것이고,
사실 지금도 그래야한다.
모든 인스타 유저가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아니니까
근데 중간과정에서 뭔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 모두는 알고 있는 것이고
친구들과의 친목질이 아니라
친구가 아닌 사람들과의 친목을 넘어 사업을 하려고 하니
일상이 아닌 콘텐츠를 기획베이스로
특정 주제와 컨셉 하에 제작해야 되고
발행 시간까지 신경쓰며 업무처럼 임해야 되는데....
블로그나 유튜브는 주 2-3회 발행만 되어도 상관없는데
인스타는 그냥 시작부터 끝이 순정 SNS 플랫폼이라
하루 1 콘텐츠라는 말도 안되는 기괴한 룰이 정당화되고 있고
문제는 또 이 룰을 맞추는 전업 크리에이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전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울며겨자먹기로 이 룰에 따라야만 생존이 가능한 것.
이 모든 상황을 '강의'로 지식화하여 판매하는 사업이 활황일 정도로
인스타는 과열되어있고
이 과열이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것 자체가 우매함을 드러내는 것일 정도로
우리의 일상과 삶 속에 침투하여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다.
블로그는 검색정확도 기반이고
유튜브는 유사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기반인데
인스타의 1일 1 콘텐츠의 규칙성 가점이
콘텐츠 정확도나 유사 콘텐츠 추천 버프보다 더 큰 이유는
어쨌건 유저가 그 플랫폼에 입장해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갯수가 현격히 차이나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30분 동안에 1-2개 콘텐츠
블로그는 30분 동안에 5개 정도의 콘텐츠
인스타는 30분이면 100개도 쌉가능하다.
인스타는 1분 동안에도 피드를 죽죽 내리며 수십개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기 떄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인스타는 유저들의 발행량을 늘리지 않으면
유저들의 체류시간을 블로그나 유튜브만큼 확보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놈의 1일 1콘텐츠 가점 제도가 계속 유효할 수 밖에 없는 것
전업 크리에이터만큼 기획 콘텐츠 만들 시간이 없는 사업자라면
차라리 인스타를 SNS용으로만 사용해서
걍 팬만들어 소통하고 노닥거리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제품이나 사업 홍보를 목적으로 한
기획을 담고 퀄리티를 담은 1일 1 콘텐츠는.. 불가능함을 깨닫고
처음부터 큰 욕심 가지지 말고 인스타를 운영하거나
광고판으로만 생각하여 팔로워와의 소통 같은 욕심을 버리고
그냥 돈 써서 광고돌리는 캠페인 툴로만 사용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은 것임을
조금 전에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