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안키 15편] 혼내는 것은 미워하는 것이 아님을 알

by 스윗제니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툼이 있을 때,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분쟁의 원인이 된 그 사건 자체가 어떻게 해결되는지 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정이 상하는 것, 그로 인해 사이가 멀어지거나 서로 미워하게 되는 것이 가장 무서운 일일 것입니다. 아무리 사이좋게 몇 년간 잘 지내던 사이라도 사소한 오해와 다툼으로 소원해지는 경우, 반대로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던 사이더라도 우연한 기회에 서로 간의 공통점을 찾아 베프가 되는 경우 등 인간관계에서는 예상할 수 없는 사건사고들이 수없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예측 불가한 것이 우리의 인생사이기 때문에 성인들은 서로 간에 조심을 하고 예의범절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아이는 다릅니다. 오래 살아본 경험이 적어 경험적 지식이 전무할뿐더러,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식견도 없습니다. 한 치 앞의 미래를 내다볼 능력 따위는 없으며 그때그때 일차원적인 사고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있어, 어른에게 혼난다는 경험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까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게 될까요? 예. 물론 가능할 것입니다. 단, 아이가 최소 10살은 넘어야겠지요. 그렇다면 그보다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혼날 때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게 될까요?

무섭다
두렵다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

미래를 모르고 현재의 순간만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혼이 날 때 어른들로부터 미움받는 것만을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낍니다.


조금 전에는 나한테 사랑한다고 했는데, 이젠 나를 미워한다. 어떡하지? 무서워.


논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이들의 사고구조 속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은 어른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만든 야속한 헤프닝일뿐, 그것을 수정하거나 개선하는 데에 대한 관심은 없습니다.


잘못했다고 얘기하면 용서해준다


이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저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것'뿐입니다. 진심으로 뉘우친다거나 반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잘못을 수백번 반복하고 수백번 또 혼나고 수백이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저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것'뿐입니다. 진심으로 뉘우친다거나 반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잘못을 수백번 반복하고 수백번 또 혼나고 수백번 다시 반복하는 데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기성찰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쯤되면 도대체 아이에게 잘못한 행동을 지적하고 혼을 내는 행동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네. 실제로 무의미합니다. 아이들은 똑같은 잘못을 다시 반복할테니까요. 소리 높여 나의 화난 감정상태를 전달하고 잘못을 일깨워주고 싶지만 상대방에게는 감정만 전달될 뿐 논리가 전하는 메세지는 닿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야단치지 않고 허허실실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도대체 어찌해야 되는 것일까요?


1. 단호한 분위기 만들기
2. 잘못한 행동 분명히 짚어주기
3. 잘못된 행동이 유발하는 위험성이나 나쁜 결과에 대해 알려주기
4. 엄마의 감정 읽어주어 죄책감 갖게 하기
5. 혼내는 것은 미워하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기

1. 단호한 분위기 만들기
단호한 분위기는 무표정과 낮은 어조로 충분합니다. 내 성대를 희생해가며 소리를 지르고 불같이 화를 내는 행동은 나의 정신건강만 해롭게 할 뿐입니다. 엄마의 무표정을 대하는 것만으로도 대다수의 아이들은 무서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뭔가 상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하는 것이지요.

2. 잘못한 행동 분명히 짚어주기
"니가 방금 한 ㅇㅇㅇ 행동은 잘못된 것이야"
짧고 간결하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짚어줍니다.

3. 잘못된 행동이 유발하는 위험성이나 나쁜 결과에 대해 알려주기
"왜냐하면 ㅇㅇㅇ 행동은 ㅁㅁㅁㅁ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지"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나 초래할 수 있는 나쁜 결과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약간 과정을 섞어서 얘기해주면 더욱 효과적이겠죠 ^^

4. 엄마의 감정 읽어주어 죄책감 갖게 하기
"그렇기 때문에 니가 그 행동을 했을 때 엄마는 속상하고 화가 나. 니가 다음부터는 조심해주었으면 좋겠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만큼 행동 수정에 효과적인 방법도 없습니다. 깊은 뉘우침의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얕은 단계까지는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최소한 자신의 행동이 엄마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는 것까지는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자신의 행동 결과에 대해서 인지하고 기억할 것입니다.

5. 혼내는 것은 미워하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기
마지막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엄마가 널 지금 야단친 것은 니가 한 ㅇㅇㅇ 행동에 대해서만 그런 것이야. 널 미워하는 것은 아니야. 알겠지? 니가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여전히 널 사랑해. 하지만 그 행동은 정말 나빴으니까 꼭 고쳐주길 바래"
내가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날 사랑한다니! 이 얼마나 감동스러운 대사인가요? 어른과 어른 사이의 다툼에서도 이와 같은 말을 듣는다면 없던 사랑도 싹틀 것입니다. 아이는 엄마의 마지막 대사에 감격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정말 나빴다는 것을 가슴 속에 담을 것입니다. 그래도 아이이기 때문에 같은 실수는 여전히 반복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엄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미 충분히 전달됐기 때문에 아이를 훈육하고자 했던 의도는 완벽하게 충족되었을 것입니다.

6살이 된 저희 아들 역시 같은 실수를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합니다. 제대로 훈육한다고 나름 하느라 했는데도 돌아서면 같은 잘못을 또 하죠. 바로 그런 점이 아이들만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야단치겠다고 작정하면 하루에도 수십번이 부족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수없이 잘못된 실수를 반복하는 아이들에게 나의 감정 에너지를 소모당할 필요가 있을까 뒤집어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니다.'

나의 감정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도 없고, 아이의 정서에 상처를 줄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차피 무수히 반복될 일이라면 짧고 굵게, 그리고 정확하게 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저의 화안키는 자리잡아갔습니다. 화안키도 일종의 습관이었습니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앞서 즉각적으로 화를 내기보다 한 박자 늦게 아이에게 다가가기, 그리고 차근차근 훈육하기를 진행하니 저도 아이 앞에서 마구잡이로 화가 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화를 잘 다스릴 수 있게 되니 한결 훈육하기도 수월해졌고요.

아이가 가끔 이런 말을 던집니다.

"내가 미운 행동을 해도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응 맞아. 하지만 일부러 미운행동을 해서 엄마 속상하게 하면 안돼?"

"알았어"

아이도 나름 엄마와 있었던 일들을 혼자서 곱씹어 보는 순간들이 있나봅니다. 뜬금없이 이런 말들을 던지는 것을 보면요. 그러니 아이 앞에서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다 아이들이 보고 배운다고 하나봅니다. 더욱 더 아이 앞에서 행동을 조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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