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마지막 청년

by 스윗제니

만 39살이 국가가 인정한 마지막 청년의 나이라는 것을 창업경진대회를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나는 올해 38살로, 가까스로 '청년'의 인정범위에 속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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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 상에서 떠들어대는, '청년', '청년'이 결국 만 39세까지를 뜻하는 것이었구나...


하긴. 40살이 넘은 아줌마, 아저씨를 청년이라고 불러주긴 어렵겠지. 예전 같았으면 40살이 넘으면 바로 '중년' 딱지를 붙였을 텐데, 오묘하게도 요즘은 '중년'에 대한 나이 기준을 뒤로뒤로뒤로 물리는 추세다.


한참전 어떤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중년'의 나이기준을 몇살로 봐야하냐에 대한 내용이었다. 매우 놀랐던 부분이 있었는데, 누구나 '중년'은 커녕, '노년'이라고 여길법한 6-70대 노인분들께서 '난 아직 중년이 아니다'라고 발뺌하시는 모습이었다. 아직 이렇게 창창한데, 어찌 노티나는 중년이란 딱지를 나에게 붙일 수 있다는 말이냐!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갈 때에는 국가가 정해놓은 '성인의 나이기준 20세'에 대해 거부감은 커녕, 왜 조금 더 나이 기준을 낮춰주지 않느냐는 원망가득한 마음이었는데, 곧 청년이 끝나가는 시점에 다다르니 '왜 조금 더 청년의 나이 기준을 늦춰주지 않느냐'는 원망이 내 마음 속에 소용돌이 친다. 아니, 사실 나이 기준이 원망스러운 것이 아니다. 내가 벌써 그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뿐.


공자, 노자, 예수, 부처, 맹자, 장자... 그 무수한 사상가들과 철학자들이 입을 모아 '넌 늙어. 그리고 언젠간 죽지'라는 진리를 알려주고 깨닫게 하기 위해 그 고생을 했는데도 여전히 모든 인간들은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거나 믿지 못한다. 늙었음에도 아직 늙지 않았다고 부정하고, 곧 죽을 것임에도 난 죽지 않을 것처럼 뻔뻔하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인간은 늙고, 죽는다는 사실을 당연히 알지만 어찌된 일인지 나는 전혀 죽을 것 같지도 않고, 늙는 것은 어떻게든 막을 수 있다면 막아보고 싶다.


나는 죽을 것 같지 않다는 막연한 당당함이 인간을 게으르게 만들고(내일이 있다고 믿으니까), 욕심꾸러기로 만들고(영원히 가질 수 있다고 믿으니까), 비열하게 만든다(나는 벌받지 않을 것 같으니까).


최근 1년 사이에 두명의 친구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노년은 커녕 청년의 삶도 제대로 마감하지 못한 채 떠난 친구들의 뒷모습. 나에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에 대한 묵직한 깨달음. 그렇다. 오늘을 마지막처럼 귀하게 여겨야 한다. 당연히 알면서도 부정하고 싶던 오늘의 소중함. 친구들이 누려보지 못한 그 간절함 삶을 귀하게, 가치있게, 또 감사하게 모시고 싶다.


39세. 마지막 푸른 불꽃.


더 안정적인 불꽃을 점화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터뜨려야 하는 찬란한 푸른 불꽃. 나는 아직 점화기의 가장자리를 붙잡고 서있다.


안심하고 이 손을 놓을 수 있도록, 또 내 남은 불꽃이 안정적으로 길게 반짝일 수 있도록 나에게 주어진 청년으로서의 마지막 1년을 아름답게, 그리고 진중하게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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