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진짜 39세. 마지막 청년

by 스윗제니

구차하게 만 나이를 따지며 1년의 잉여인간 노릇을 하고 싶진 않다. 나는 오늘부터 진짜 39세. 마지막 청년으로서의 한해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마지막 한해는 청년의 마무리와 중년의 시작을 함께 아우를 것이다.


청년의 마무리.


추억정리

관계정리

재능정리


중년의 시작.


버킷리스트 만들기

건강계획 세우기

돈문제 고민

진짜 부모노릇



1) 추억정리

앞을 보기 위해서는 뒤를 정리해야 한다. 39년 동안 살아왔던 세월들을 덮고가야 할 과거가 아닌, 언제든 기억하고픈 추억으로 만들고 싶다. 그것이 아프고 괴로운 기억일 지라도.


사실 그동안 괴롭고, 창피한 기억들은 애써 기억하지 않으려고도 해보고, 지워보려고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효과도 없었고, 필요도 없는 성질의 것들이었다. 아픈 기억들도 모두 '나'다. 모든 순간순간이 다 나였고, 나를 성장하게 한 경험이었다. 애써 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기억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내 안에서 성장의 거름으로 재탄생시켜야할 것들임을 이제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어두운 기억들은 앞으로의 나를 더 단단하고 능수능란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힘들 때는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주고, 위험 앞에서는 피할 줄 아는 지혜를 줄 것이다. 그리고 곧 나에게 말해줄 것이다. '괜찮다'고.



2) 관계정리

정리당했음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또 과감히 정리할 줄 아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나도 남들을 정리해내듯이, 남들도 나를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리고 나에게 남겨진 소중한 사람들을 진실로 대하자. 계산없이, 미움없이, 질투없이 대하자.


소모적인 관계투쟁은 이제 그만. 오는 사람과 가는 사람들에게 의연해질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집착과 독점, 질투를 내려놓자.



3) 재능정리

과감한 가지치기가 필요할 때. 지금까지 빛을 못봤던 재능은 내 재능이 아닌 것이다. 38년이면 아무리 사소한 재능이라도 한번쯤 튀어나왔거나 남들에 의해 이끌려져 나왔을 법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나에게 주어진 재능들, 남들이 인정해주는 재능들로 재능몰이를 하자.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재능이 아니라 버킷리스트쯤으로 제쳐두자. 재능은 먹고 사는 일에만 관계를 두자.



1) 버킷리스트 만들기

꼭 해보고 싶었던 요리블로거. 근데 그런걸 할 시간이 없는 내 일상. 정말 도전해보고 싶었던 유투버되기. 그런데 그런 데에 끼가 없는 내 성격. 이 세상에서 건물주되기만큼 어려운 내 목소리로 녹음한 음반 하나 가져보기. 이런 것들은 모두 이제 버킷리스트 속으로 집어 넣자.


진짜 간절한 것들 아니면 '한번쯤 해보고 싶은 일' 정도로 우선순위를 낮추자. 자꾸 마음 한 구석에 근거 없는 '빛도 못본 내 아까운 재능들'이라는 카테고리를 생성해놓으니 나는 '억울한 사람'인 것마냥 우울해지기만 한다.


2) 건강계획 세우기

이제 40대가 되면 운동은 생존을 위해 하루 한알 먹는 영양제만큼이나 중요해진다. 건강에 좋으라고 하는 운동이 아닌, 살기 위한 운동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걷기'를 운동이라고 바득바득 우겼건만, 애석하게도 '걷기'는 운동효과가 없는듯하다. 하루 10분이라도 체조나 스트레칭과 같은 좀 더 고난이도의 운동으로 강도를 높여나가야할 것 같다. 이렇게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하면서 40대에는 조금 더 강도 높은 운동인으로 거듭나야지.


3) 돈문제 고민

사실 30대는 쓰고 싶은 대로 썼던 것 같다. 나름 저축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심각하게 고민된 액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노년을 대비해야할 때. 앞으로의 소득과 현재의 지출 수준을 심도있게 분석해서 본격 '절약'하는 생활로 접어들어야 할 것 같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물가도 오르니, 기존처럼 똑같이 쓰면 더 쓰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 적게 쓰고, 더 벌 수 있는 방법을 여러모로 고민해야 할 때.


4) 진짜 부모노릇

아이가 어려 보육 전담존재에 그쳤던 부모 역할을 무한히 확장해나가야 한다. 나는 더이상 아이의 무의식적인 감정영역의 부모가 아니다. 아이의 기억력은 보다 더 또렷해 질것이며, 부모로서의 나의 모습과 행동을 일일이 판단하고 도식화하여 저장할 것이다.


진짜 부모노릇을 위해 본보이기, 교육하기, 이끌어주기라는 세가지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 유년시절의 아이에게는 부모의 실수가 용납되지만, 아동기 이후의 아이에게는 부모의 실수 한번한번이 치명적일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후회대신, 하루하루를 살얼음판 걷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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