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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쩐시 Jul 26. 2021

우리가 중국기업에 관심 없는 이유

중국 내수시장, 경제통계의 '아웃라이어'

여러분들은 중국에 어떤 국영기업들이 있는지 많이 아시나요?


2년 전 중국 대학원 지원 전, 저는 한 중국인 경제학 교수님과 진로 관련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 기업으로의 취업에 관해서 교수님께서 저에게 여러 기업들을 말씀해주셨는데, 왜인지 아는 기업들이 없어서 진땀을 뺀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나름 중국어도 공부했고 우리나라 기업들과 경쟁하는 중국기업들에 대해서도 많이 서치해봤기에 비교적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더 당황했습니다. 돌아와 검색해보니, 각 분야에서 세계 매출 1위를 할 정도의 공룡기업들이였습니다. 제 머릿속으로는, ' 아니, 나는 왜 들어본적이 없지?? ' 라는 의문으로 가득찰 수 밖에 없었습니다.


Haier, BYD, DJI, Lining, ICBC -> 이 기업들을 대략적으로라도 아신다면 당신은 이미  '중국통'


정말 고전적이지만, 우리는 초등교육에서부터 중국 내수시장의 거대함에 대해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 중국에서 비닐봉지 하나를 1원에 한 명씩 팔아도 10억은 벌 수 있다. "


정말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중국 국내시장의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나, 지역마다 규제가 다르고 물가가 다르고 또 경쟁기업들도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작년 11월 5일 중국은 전국인민대표회의(全国人民代表大会)에서 국가 5주년 경제계획(四十五规划, 2021~2025)을 발표하며, 그 중 "쌍순환(双循环)"이라는 경제전략을 다수 반복하며 강조했습니다. 쌍순환 전략이란, 내경제 순환이 중심이 되어 국외로의 경제발전을 추진한다는 중국의 강력한 내수진작 정책을 의미합니다. COVID-19으로 무너진 국외 경제와 공급망의 영향으로, 수출을 비롯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경제 및 산업을 발전 시키겠다는 중국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공적 사실화 한 것이죠.

十四五规划将“促进国内国际双循环”作为未来5年的核心战略,并着重强调了提振内需(“国内大循环为主体”)。面对外部挑战和脱钩压力,中国还计划继续推进对外开放和“一带一路”战略。


Source: SCMP

중국국가발전위원 및 경제국의 관료들은 2020년 이미 중국의 소비총액은 6조 달러로, 미국의 소비총액과의 차이가 2000억 달러로 좁혀졌으며 팬대믹 상황 속 추월은 시간 문제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2020년 중국의 소비총액은 동년대비 약 15% 상승한 약 6조 달러로 이중 절반인 54.3%가 국내 소비라고 하니, 대륙안에서 얼마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지 가히 상상이 안갑니다.


그런데 이런 중국 내수시장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은둔의 고수'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국외에서는 아무도 모르지만 국내에서는 삼성 매출을 뛰어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죠. 포츈사에서 제공하는 세계 100대 기업(Fortune Global list)이나 세계 부자 순위에서 우리가 들어본적도 없는 중국 기업들을 많이 발견한 적이 있으실겁니다. 별세계라고만 생각이 들죠.


왜 우리는 배운 적도, 들어본 적도 없을까요?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말이죠.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중국국영기업들은 대부분 중국내수용이며 혹은 중국시장에서의 소비 점유율이 큰 기업의 재무 데이터의 경우, 해외에서 통계자료로 쓰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리서치 기업에서 해당 중국시장 판매 데이터를 제외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예로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기사에서 이런 '非중국'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최근 뉴스에서 가져온 EV 배터리 사용량 데이터 표 입니다.

중국을 포함한 2020 1Q EV 배터리 사용량 통계, K배터리3사의 점유율을 합해도 CATL보다 낮다
중국시장을 제외한 2020 1Q EV 배터리 사용량 통계, 중국기업들의 순위가 급격히 떨어진다


먼저 중국시장을 포함한 EV 배터리 사용량 별 기업 순위, 그다음은 중국 시장을 제외한 EV 배터리 사용량 별 기업 순위 입니다. 배터리 같은 경우 중국시장의 수요가 독보적인 부품이기에 이렇듯 통계량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실제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금년도 1분기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에서 한국 3사의 점유율을 다 합해서 중국 CATL보다 낮다고 합니다.


이렇듯 非중국 국가들의 경제보고서에서는 국제적인 배터리 사용량 추세를 명확히 알아보기 위해서 중국내수시장의 수요를 '아웃라이어(통계적 이상치)' 로서 배제하고, 연구분석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물론 중국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체에서는 반드시 이 중국을 포함한 결과치도 따로 내야겠습니다. 


참고로, 좌측 자료의 기사제목은 '中배터기 기업, 세계 1위 소비시장'이였으며 우측은 'LG엔솔, 非중국시장서 배터리 탑재량 1위 탈환'이었습니다. 기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그럼 중국에서는 어떻게 경제통계를 발표할까요? 어느정도 예상가능하듯, 대체적으로 자국기업 및 내수시장 데이터만 발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V 배터리 같은 경우는 중국시장도 크지만 그 외 선진국 시장에서의 중국기업 배터리 수요가 많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도 국제기업들을 포함하여 통계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반적인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의 경우 중국기업들이 내수시장을 완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국외 기업는 수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일반 소비재, 의류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도표는 각각 중국내에서의 스마트폰 판매 순위와 백색가젼 판매 순위입니다. 스마트폰 판매부터 보시면, 1위인 화웨이부터해서 비보, 오포 등 한국사람이라면 난생 처음 들은 핸드폰 제조사들이 전 세계 아이폰 판매액 보다 훨씬 높을 정도로 팔리고 있습니다. 

물론 놀랍게도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애플입니다(주변 화웨이 쓰는 친구들을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다음으로 백색가전의 경우는 외국 기업의 전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위인 메이더, Gree, Haier은 전 세계 통틀어 가전판매율 1위를 하고있지만, 우리는 이 기업들을 알지 못합니다. 실제로 중국 내수용타오바오에서 가전제품을 검색하면 한국과 달리 해외 브랜드의 소비자 노출정도가 굉장히 낮습니다.


괜히 중국시장을 '외산무덤'이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일본보다 더 보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공업 국산화 발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인 "중국의 볼펜심 자체개발 성공"

2017년 중국은 볼펜심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대대적으로 공포하며 엄청난 자부심을 보였습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게 왜?"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은 단순한 볼펜심이 아닌, 그동안 중국이 볼펜제조대국으로서 유일하게 볼펜심만을 자체개발하지 못해 일본과 독일의 기술을 빌렸던 것에서 탈출했음을 알리는 획기적인 사건이였습니다.


이렇듯 중국은 해를 거듭할 수록 국외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상당히 낮추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과거 2001년 중국이 WTO 가입 당시 물밀듯이 몰아쳐서 들어오던 해외 자동차 제조사, 가전제품, 조선사 등 이제는 중국기업에 인수당했거나 모두 철수했습니다(2020년 LG전자는 중국의 오프라인 가전매장 전부 철수). 


우리가 단순히 " 중국기업은 내수시장에서만 활동하니까 우리나라랑은 상관 없어 "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우리 한국기업들은 중국과 굉장히 복잡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중국의 2021~2025 경제5주년계획 발표 후 한국의 대기업 뿐만 아닌 중소기업들은 모두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팬대믹에 의한 생산중단도 문제이지만, 중국에 있는 한국의 근본기업들의 한국산 부품 및 제품들을 이제는 중국내에서 자체 생산하고 수입하지 않겠다는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으로 U턴하여 돌아온들 국내규제로 인해 다시 해외로 나가야하는 길 잃은 방랑자 처지가 된 우리기업들에게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 정책과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탈중국 경영전략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며 오늘의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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