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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칼라 Sep 08. 2020

슬기로운 그레이칼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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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4년제 대학 졸업장은 필요 없습니다.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능력을 갖춘 뉴칼라(new collar)를 길러 내야 합니다.



2016년 11월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도널드 트럼프에게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뉴칼라'라는 말은 IBM이 처음 사용한 용어지만 특정 기업과 국가에 해당하는 단어가 아닌 보편적인 용어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세상이 좋아진다고 내가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개념인 '블루칼라', '화이트칼라'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게 된다는 무서운 얘기가 아닌가? 하물며 직장을 옷깃(collar)의 색으로 구분하던 시대는 벌써 지나갔고, 이제는 일과 여가 그리고 산업과 직종의 경계가 희미해진 '그레이존'에서 생존해야 하는 시대이다.


칼라(collar) or 칼라(color) ?

무슨 칼라(collar) 좋아하세요?

당신의 칼라(color)는 무엇이죠?



위와 같은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고 상상해보자. 이 질문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가진 색깔을 말해달라는 것인지 십중팔구는 당황스럽거나 곧바로 대답하는 것이 까다로울 것이다. 뭐, 굳이 본인을 어떤 칼라(collar) 또는 칼라(color)로 국한해서 묘사하거나 설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두 개의 칼라가 뚜렷하지 않다고 느끼는 속칭 '그레이칼라'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불편한 질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시대가 변화해왔던 과정을 직종의 변화 관점에서만 나열해보면 '그레이칼라 --> 뉴칼라 --> 뉴칼라의 그레이칼라화 --> 새로운 뉴칼라의 등장'의 반복적인 상호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 당시 영국의 수공업 기술자들이 생존을 외치며 공장의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은 조금도 시대의 변화를 막아 내지 못했다. 반대로 헨리 포드는 자동차 생산에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함으로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을 만들어내기도 했었다. 우리가 맞이할 세상은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빠르고 거대하게 변해갈 것이다.



나는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요즘 말로는 고참(?) 밀레니얼 세대이다. 초등학생 때 국영수가 아닌 컴퓨터 학원에서 타자 연습을 경험했던 세대였고, 중학생 때부터 PC 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즐겼던 세대다. 나의 부모님과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뉴칼라'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만 나는 그냥 '밀레니얼 세대로 규정된 그레이칼라'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 여전히 나는 그레이존을 살고 있고,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그레이칼라 생활을 지속하고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내가 참 좋아하는 아인슈타인의 뼈 때리는 이야기다. 나 역시 정신병 초기 증세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앓아왔기 때문에 극히 공감하는 말이다. 10여 년 동안 직장 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한국인, 외국인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었다. 재밌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정신병 초기 증세를 하나 이상씩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종 구분 없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말이다. 나를 포함한 이들은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어제와 다르게 살지 않으면서 더 나은 결과를 바란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인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3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 자발적인 성장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들은 사회적인 명성이나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버느냐와 같은 부수적인 혜택을 떠나 그들의 존재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끊임없이 배우는 투자가 미래 나의 가치를 올리는 공식임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둘째, 올바른 방향으로 부족(Tribe)을 형성해 간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진화하고 생존한 이유 중 하나는 무리 짓는 본능에 있었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집단 지성이라는 정의를 적용할 수 있는 본능으로, '생존 --> 진화 --> 생존'의 반복적인 방향 설정을 올바르게 해 놓은 사람들이다. 결국 이것이 차이를 만든다.


셋째, 부족함을 실천으로 메꾸는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 누구도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 각자의 삶에 빠르게 적용하고 실패를 교훈 삼아 또 다른 테스트를 진행하는 시행착오를 겪는데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이다.



슬기로운 그레이칼라 생활



지니 로메티의 말처럼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중에 그들이 정의한 뉴칼라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을까? 영국의 경제학자 가이 스탠딩의 말처럼 대부분의 인간은'프레카리아트(Precariat란 이탈리아어 불안정하다 Precario와 노동자를 뜻하는 영어 프롤레타리아트 Proletariat의 합성어로 인간의 노동이 대부분 AI로 대체된 미래 사회에서 임시 계약직·프리랜서 형태의 단순노동에 종사하면서 저임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계층을 말함)'의 삶을 살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합리화될 수 있는 문제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가야만 한다.



누구나 내재되어 있는 장점과 경험을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IBM에서 정해놓은 뉴칼라의 기준은 그저 참고사항이 될 뿐이다. 내가 속한 사회와 세계에서 생존의 객체가 아닌 진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진화의 주체가 되려면 그레이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자의 말처럼 내가 무지한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와 같은 그레이칼라들이 성장하려면,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슬기로운' 그레이칼라 생활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영유하는 순간부터는 본인만의 뉴칼라를 창조할 수 있지 않을까? 

뉴칼라로의 변화를 도모하는 그레이칼라를 위해, 다음의 3가지 목차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1. 재화 창출의 기술을 익혀라
2. 커리어를 콘텐츠로 기획하라
3.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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