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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이놀이터 Oct 04. 2015

영화 '어바웃 리키'

영화 '어바웃 리키'를 보았다.
남편을 떠나 아이를 떠나 음악이 하고 싶어 가난한 삶과 엄마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세상의 시선을 감수하는 리키.
늘 가슴에는 자식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
하지만 노래를 할 때면 그녀는 자유롭고 매력적이다.
어쩌면 늘 독립을 꿈꾸는 나는 그래서 그 영화를 보고 싶었나 보다....
나도 가능할까?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장면보다는 다른 장면에 꽂혔다.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그녀는 딸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작은 술집에서 노래하는 그녀를 창피해하는 건지, 아니면 버리고 떠난 엄마에 대한 원망 때문인지 영화는 자세히 말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이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리키는 용기를 내서 둘째 아들 '조쉬'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난한 그녀가 자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뮤지션으로서 '노래'뿐임을 얘기하며 기타를 잡는다.
처음에는 결혼식 신부도, 참석한 다른 이들도 불편해 여기지만 두 아들과 딸, 그리고 남편과 그의 부인이 함께하면서 그곳은 축제의 장이 된다.
마지막 이 장면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주었다.
마음을 여는 것이란 무얼까?
만약 세명의 자식과 전 남편과 그 부인이 그녀를 부끄러워하고, 원망하며 그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처음으로 초대받은 자식의 결혼식을 망쳤다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며 남은 세월을 상처로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관계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틈을 주지 않고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그 관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물론 상처는 있다.
하지만 관계 안에서의 상처란 상처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쌍방 과실이다.
일방적인 것은 없다.
좀 더 성숙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애정과 이해, 그리고 기회가 필요하다. 
어쩌면 마음은 이미 아는 것들을 실천하지 못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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