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꿔준 친구

당신에게는 인생을 바꿔준 친구가 있나요?

by 신작가

나에게는 인생을 바꿔준 친구가 있다. 오글거려서 이 글을 쓸까 말까 엄청난 고민을 했지만,

뱉은 말은 지켜야 되니까 꾸역꾸역 써보려고 한다.


그 녀석과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 초등학교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굉장히 별난 친구인데,

별난 이유는 옛날부터 파충류를 좋아했다.

거미, 장수풍뎅이, 도마뱀 등등 특히, 타란튤라는 진짜.. 역대급이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타란튤라를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하면서도 꿈에 나올까 봐 무서웠다.


나는 중학교 때 갑작스럽게 중국에 가게 되면서 우리는 거의 연락이 끊기다시피 했다.

그러다 2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을 때, 다시 만나게 됐는데 그때는 이 녀석이 많이 달라져있었다.

그때 당시 나는 좋아하는 것도 딱히 없고, 친구들과 시간 죽이기나 하면서 노래방이나 자주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이었는데, 이 친구는 열심히 음악을 하고 있었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 가르쳐달라 했다가 손가락이 너무 아파 진작에 포기해버렸다.


돌이켜보면 이 녀석은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 항상 옆에 있어줬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여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 집에서 쫓겨났을 때, 부모님과 대판 싸웠을 때 등등.. 아무튼 내가 겪었던 최악의 상황에 이 친구는 항상 옆에 있었다.

항상 옆에 있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힘들다는 투정을 계속해서 받아줘야 하니까 말이다.

힘들 때마다 나는 그 녀석 옆에 앉아 맥주 한 캔 하면서 아이처럼 엉엉 울었고, 그 친구는 옆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려주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나는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 옆에 있어주는 게 너무 고마웠다.

실컷 울고 있으면 그 녀석은 "후 네가 그렇게 우니까 나도 눈물 나잖아 인마~" 이러고 조용히 눈시울을 붉혔다.

아무도 내가 그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다들 이렇게 말했다.

"야 계속 그렇게 힘들어만 하면 어떡하냐 힘내야지! " 아니.. 미안하지만 그들은 진짜 힘든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 솔직히 그런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 녀석이 세상에서 제일 친하다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해서 아마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 물론 잘 알고 있다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좌절은 하지 않는다. 판도라의 상자는 나에게도 있으니


생각해보면 친구는 특별히 연락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연락한다거나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보고 싶을 때 연락을 하게 되고, 그냥 마음속으로 자주 생각나는 게 진정한 친구인 거 같다.


지금은 그런 친구가 많이 없다. 나이가 들수록 많은 친구들이 정리된다. 이런 친구 저런 친구도 있지만, 결국 남는 친구는 진정으로 내 말을 들어주고 나에게 강요가 아닌, 구체적인 방법과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주는 친구가 남는 것 같다.


나는 책을 참 좋아하는데, 특히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라는 책을 정말 좋아한다. 한 번은 이 책을 보고 나르치스를 보면서 이 녀석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책을 추천해줬고 책을 본 이 녀석은 내게 골드문트 같다고 했다.


그 녀석은 골드문트가 위기에 빠졌을 때 도움을 준 나르치스처럼, 골드문트에게 어머니의 형상을 제작하게 할 계기를 마련해준 나르치스처럼 내게 여러 길을 제안해줬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 너무 많은 집착을 한다. "타인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하며 타인에게 어떻게 하면 잘 보일지 생각한다. 심지어 친구관계에서 특히나 두드러진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는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거나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떠나지 않는다.


진정한 친구는 옆에서 아이처럼 엉엉 울어도 핸드폰에 대고 다짜고짜 엉엉 울어도 조용히 들어주며, "괜찮아 더 울어 인마 실컷 울어 너 울만해 인마"라고 말해주는 친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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