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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작가 Nov 30. 2021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크하르트 톨레, 류시화)

저항하지 않고 삶에 힘을 빼면 더 좋은 일이 일어난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책을 읽었던 것은 '시크릿'이라는 책이었다. 끌어당김의 법칙에 관련한 책이었는데, 그때 당시에 그 책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끌어당김의 법칙을 마스터해보겠다고 아침에 오는 버스에다 대고 끌어당김의 법칙을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에는 그게 먹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참 멍청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내 삶은 분노의 연속이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에게 무차별 적으로 당했던 폭행의 기억, 

나의 재능을 알아봐 주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분노, 어머니를 일찍 데려가신 하느님에 대한 분노, 나의 자존감을 짓밟으며, 항상 나를 힘들게 했던 계모에 대한 분노 등 

나는 이 분노들이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마이클 A 싱어의 <될 일은 된다>라는 책을 보고 나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 책의 핵심은 내맡기기 실험이 핵심인데,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자아를 내맡기는 순간 한 단계 더 나아간다는 스토리의 책이다.  이 책을 보고 나서는 계속해서 나를 운명에 내맡기는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가끔씩 자꾸 의문이 생기고 저항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부정적인 파동을 어떻게 하면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파고들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번역하신 분이 류시화 작가님이신데, 나는 류시화 작가님이 엮으신 책들을 여러 권 읽어보았다. 특히 <나는 왜 네가 아니고 나인가>라는 책은 엄청난 분량에도 불구하고 자연보호에 대한 나의 관점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 책이었다.


내적으로 항복할 때, 저항하지 않을 때, 의식의 새로운 차원이 열린다. 그때 만약 행동이 가능하거나 필요하다면, 당신의 행동은 전체와 조화를 이룰 것이고, 내적으로 열린 상태일 때 당신과 하나가 되는 창조적인 지성과 조건 지어지지 않은 의식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것이다.


  이 말은 무엇일까? 에크하르트 톨레는 우리 안에 이미 창조적인 지성과 조건 지어지지 않은 의식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구절도 결국은 내가 내 안에 존재하는 '나'라는 의식과 깊이 교감하고 있느냐에 대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내가 받은 상처들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내게 상처 준 사람들을 아직 완전히 용서하지도 못했다. 이에 대해 톨레는 "원한을 내려놓으려고 시도하면 안 된다. 원한은 내려놓거나 용서하려고 시도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원한이 거짓 자아의식을 강화시켜 에고를 제자리에 유지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목적이 없음을 당신이 보게 될 때, 용서는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보는 것이 곧 자유로워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워진다니. 결국에는 원한을 내려놓기 위해 용서하려고 시도할 필요 없이 그저 원한을 가지고 있는 내 안에 에고를 바라봐야 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사랑에 대한 조언


스페인어 표현에는 '떼 뀌에로'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나는 너를 사랑해' 의미뿐만 아니라 '나는 너를 원해'라는 의미가 함께 있다. 한편 또 다른 표현인 '떼 아모'는 이런 모호함이 없이 분명하게 '나는 너를 사랑해'를 의미하지만 이것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아마도 진정한 사랑은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랑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부정적인 생각에 대한 조언 


에크하르트 톨레는 부정적인 생각을 고통체라고 표현한다. 마치 하나의 기생충을 연상케 한다. 

부정적인 생각의 기차를 멈출 수 없는 것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우리가 세우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그때쯤에는 고통체가 나의 고통을 먹이로 먹고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머릿속에는 고통체의 목소리로 가득하고, 나의 고통을 먹이로 삼고 자라나는 고통체는 다 자라고 나서 휴면기에 들어간다. 병든 나의 몸을 남겨둔 채.. 

이 부정적인 고통체가 나를 갉아먹고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바라보는 것. 단지 바라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고요는 신이 말하는 언어이다. 그리고 다른 모든 것은 나쁜 번역이다.


한 구절 한 구절이 너무 인상 깊은 책이어서 감명 깊게 잘 봤다. 스트레스가 만연해 있고, 순식간에 변화하는 시대상 안에서 나를 급격하게 변화시켜야 하는 부담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단지 멈춰서 내 안의 자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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