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화산책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왜 자신을 식인종이라고 믿었을까?

나는 왜 네가 아니고 나인가 시애틀 추장, 류시화

by 신작가
우리 인디언들은 자신이 식인종이라고 믿는다. 평생 동안 우리는 형제자매들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슴과 옥수수는 우리의 어머니이고, 물고기는 우리의 형제들이다.
일생 동안 우리는 그들을 먹어야 하며, 따라서 우리는 식인종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우리는 죽을 때 우리가 받았던 것을 돌려준다. 우리의 육신은 벌레들의 먹이가 되고, 벌레들은 새들의 먹이가 된다. 또한 우리의 육신의 나무와 풀들에게 거름이 되어 사슴들이 그 풀을 먹고 새들이 그 나무에 둥지를 튼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자연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것이다.


호주 멜버른에 살고 있을 때, 우연히 호주에 살던 원주민들이 얼마나 처참하게 희생당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예로 팔려가고 힘든 삶들을 살다 죽었는지. 그 사실들에 대해서 문득 궁금해졌다.

하얗고 두꺼운 책 표면에 강인한 얼굴의 한 인디언의 얼굴은 내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도입부에는 그들이 얼굴 흰자들을 어떻게 대해주었고, 또 그 얼굴 흰자들은 인디언들에게 어떻게 은혜를 갚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백인들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은혜를 갚기는커녕 그들의 땅을 빼앗고 수많은 생명체들을 말살시켰다.

여기까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그 뒤에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자연을 어떤 태도로 대했는지, 우리가 토테미즘이라고 하는 우상숭배가 옛 선조들에게는 얼마나 중요한 정신으로 작용했는지에 대해서 서술되어 있다.


나는 환경보호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고, 다양한 시도들을 해야 한다고 배워왔지만 정작 지구를 대하는 태도와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나 스스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인디언들이 말하는 어머니 대지의 위대함과 우리들의 친구인 생명체들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나는 진심으로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생명체에 대한 마음에 대해서 진심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된 계기는 육가공 공장에서부터였다. 온갖 잡일을 하면서 내부에서부터 외부로 나와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길이면 가끔 소들과 눈을 마주치거나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상황들이 벌어지고는 한다. 한 번은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는데, 임신한 어미소가 송아지를 낳으려 했는데, 이미 송아지는 죽은 듯 보였다. 관리자들은 빛을 보지도 못하고 죽은 그 송아지를 잡아 끌어내기 위해 실을 묶어서 억지로 당기고 있었다. 나는 그때 당시 어미소의 표정과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그 고통스러운 표정은 평생 못 잊을 만큼의 충격적인 표정이었으며, 마취도 하지 않고 억지로 잡아당기는 그 이미지는 내게 너무 많은 죄책감을 들게 하는 장면이었다.


들소는 모두 죽임을 당하고, 야생마들은 모두 길들여지고, 숲의 은밀한 구석까지 사람들의 냄새로 가득하다. 그리고 산마다 목소리를 전하는 전선줄이 어지럽게 드리워져 있다. 덤불숲은 어디에 있는가? 없어져 버렸다. 독수리는 어디에 있는가? 사라져 버렸다.
들짐승이 사라지면 인간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들짐승들이 저 어두운 기억의 그늘 속으로 사라지고 나면 인간은 혼의 깊은 고독감 때문에 말라죽고 말 것이다.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짐승에게 일어나는 일은 똑같이 인간에게도 일어난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대자연을 어떤 마음으로 대했는지 듣고 나면 절로 겸허해진다. 그들은 토테미즘이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자연을 숭배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자연을 숭배했던 이유에는 다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 대지는 우리에게 먹을 것과 내딛을 땅을 주셨다.


우리는 그 위에서 먹고 마시고 잠을 잤고, 지금도 우리는 대지 위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지를 깎아 도로를 만들고, 돈이 된다는 이유로 필요하지 않은 생명체를 사냥해 모피를 만들어 거래했다.


white-rhino-399558_1280.jpg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뿔이 잘려나간 코뿔소


어떻게 보면 환경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전기차를 발전시키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이 책을 보고 나서 깨달은 내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생선이나 고기, 우유 등 생명체로부터 나온 모든 것들을 소비할 때 항상 희생된 생명체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고 먹는 것이다. 우리부터 욕심내지 않고 최소한으로 섭취하려 노력하는 자세가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인 것이다.


어찌 보면 인디언들이 말하는 위대한 정령들은 그들이 아메리카를 쳐들어와서 인디언들의 땅을 빼앗기 전에는 있었을지도 모른다. 인디언들은 그 위대한 정령들과 대화하는 법을 알았고 어머니 대지에게 항상 감사하는 법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인디언들이 말하는 위대한 정령들은 아마도.. 소멸했을지 모르겠다. 너무 많은 산림이 훼손되었고 현대인들은 위대한 정령이라는 환상 자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백인들보다 오히려 깨끗한 사람들은 얼굴 붉은 자(인디언)들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들 대부분은 백인들이 옮겨온 더러운 질병들로 인해서 사망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디 이 책을 읽고 인디언들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읽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인디언들에 대해서 그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나는 인디언들에게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삶을 살라고 적극적으로 충고하고 있다. 다시 고기 말리는 법과 음식 저장하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 대지와의 조화를 되찾는 법을 배우라고 말한다. 인디언 담당국이나 미국 정부, 또는 그 밖의 어떤 기관에도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는 다시 땅에서 필요한 것을 얻고, 땅에 기대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왜 네가 아니고 나인가 - 파란 독수리 깃털>


출처 : 나는 왜 네가 아니고 나인가 - 시애틀 추장, 류시화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책이 너무 좋아서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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