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 샌달우드 농장에서 배운 것들
벌써 이 샌달우드 농장에 들어와서 일한 지도 2개월이 다 됐다.
물론 얼마 일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성과를 생각하자면 꽤 성공적인 농장 생활이 아닌가 싶다.
내가 다루는 샌달우드라는 나무는 꽤 값이 나가는 나무다.
그래서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내가 주로 하는 업무는 아이비라는 덩굴을 잘라내는 디바인딩, 가지를 잘라내는 푸르닝이 주 업무다.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푸르닝은 8시간 일하는 동안 계속 나무를 톱으로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매우 강도 높은 힘과 체력을 요구한다.
태어나 한 번도 이런 농장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을 한 적이 없었다. 물론 누구나 그렇겠지만,
도시생활에 익숙해 있던 나로서는 굉장히 적응이 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일에 익숙해지고 나니 자연으로부터 무엇을 배워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번 글은 내가 자연으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에 대해서 기록하고자 한다.
첫째, 샌달우드 농장에 샌달우드만 심어서는 키울 수 없다.
샌달우드를 옆에서 보필해주는 호스트 나무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비싼 값어치를 하는 나무라도 자신을 도와주는 나무가 없으면 자라기 쉽지 않은 것이다.
어찌 보면 사람에게도 해당하는 얘기지 않을까. 우리는 평생을 혼자서 살아가기는 굉장히 힘들다.
아마 혼자서 평생을 지내야 한다면 진작에 살아가는 게 지쳤을 것이다.
둘째, 아이비 같은 덩굴은 자신보다 크고 굵은 나무의 양분을 빼앗고 나무 하나를 장악해버린다.
사람을 잘 사귀어야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게 아닐까.. 누군가가 나의 자존감을 깎아내릴 수 있다.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그 사람이 나의 인생을 피폐하게 할 수도 있다.
스스로 잘라내지 않고, 흐르는 대로 내 맡긴다면 나는 그냥 잠식당하고 말 것이다.
셋째, 자연에서만 맡을 수 있는 냄새는 내게 안정과 치유를 가져다준다.
샌달우드 파편에서 맡을 수 있는 냄새는 어느 향수보다 진하고 깊다.
절에서 나는 냄새 같기도 한 이 향기는 머리를 맑게 해주는 듯하다.
농장일을 오래 하지는 않았지만, 농장일을 통해 참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걸 배워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