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이민'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나름 적응하는 중인 나의 생각
나는 왜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을까?
어느새 눈 떠보니 부모님 집이었고
어영부영 남들 다 하는 취업 해서 살다가
키보드를 잡아보니 이제야 내가
한국에 돌아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처음 도착해서 20일 동안 자가격리를 했는데
정말 죽을 맛이었고
지긋지긋한 자가격리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와서는
추운 날씨 때문에 죽을 맛이었다.
일주일도 안돼서 알바나 하면서 국비지원으로
학원이나 다녀볼까 하는 생각으로
면접을 봤다가 얼떨결에 취업 제안을 받고
2개월 동안 미친 듯이 일을 했다.
블로그에다 글을 올리고 유입된 사람들에게
영업을 하는 일이었는데 나름 재미도 있었고
블로그 로직이다 뭐다 하면서 배우는 것들이
꽤 있어서 나름 열정적으로 일했다.
그렇게 입기 싫어했던 정장을 입고
하루 10시간가량 일하면서 출퇴근하다 보니
어느새 호주의 삶도 잊고 살게 되었었다.
한국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10시간 넘게 일하다 보니
연애고 뭐고 별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주 싸우게 되고 수입은
일한 만큼 쌓이지 않으니까 조금씩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
회사를 그만두고 '야놀자'라는 회사에 입사를 했다.
나름 이름 있는 회사에 들어가려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니 호주에서 지낸
3년이 경력단절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냥 요즘 회사에서
요구하는 건 어떤 걸까 궁금해서
면접체험이라도 할 겸 지원을 해보기로 했다.
마침 사람인에 TO가 있어서 영업부서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합격을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기존에 회사에서 업무 했던 경력도 있고
TM 관련된 아르바이트 경력도
워낙 많다 보니 어필이 됐던 모양이다
사실 영어와 중국어를 활용하는 곳에 들어가서
역량을 펼쳐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한국에 온 지 3개월밖에 내가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것 같다
한국에 온 지 이제 5개월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어딜 가나 붐비는
사람들 때문에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
특히 아침 지옥철은 그야말로
전쟁터가 따로 없는 것 같다
날개가 부러진 기분이라고 해야 되나?
간신히 멘탈을 붙잡고 있지만
또래의 다른 친구들의 재정상태를 보면서
엄청난 자괴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창업을 하고 싶다고 했던 나의 의지는
어느새 저 깊은 심해로 가라앉고 있는 듯하다
이런 나를 보면서 누군가는
만족의 미소를 짓고 있겠지
"그래! 네가 그렇게 될 줄 알았어!"
하지만 아직 나에게는 '체력'이라는 무기가 있다
내가 지금 단련하고 있는 건강한 몸은
이제 시작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내게 용기를 주고 있다
32살이면 한국사회에서는
이미 아저씨쯤에 속하는 것 같다
글쎄.. 만으로 하면 30살인데..
뭔가 가스 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 생각에 내 주위 한국 친구들은
숫자로 2살 더 먹어서 그런지
몸도 마음도 이미 2살 늙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몸도 마음도 늙어가지 않으려면
2살 일찍 나이 먹는 사회에서 젊게 살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