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법사에서 마주한 새해 다짐

by 별빛소정
타인에게서 부정적인 것과 나쁜 행위를 발견하는 건 쉬운 일이다.
그냥 남의 행동을 보고만 있어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
- 괴테


부정적이고 나쁜 것은 누구나 발견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진리는 발견하고자 애쓰는 사람에게만 보입니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더 당당하고 목소리가 큽니다.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계속 변명을 늘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좋은 사람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스스로가 더 나아지기 위해 묵묵히 노력할 뿐입니다. 진리는 굳이 말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조용히 마음속으로 깨닫게 되며, 저절로 행동으로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오늘 새해 첫날을 맞아 부산에 있는 홍법사에 갔습니다. 부처님의 오른쪽 편에는 커다란 글자로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일을 하자’고 적혀 있었습니다. 신구의(身口意) 삼업을 잘 닦아서 복을 쌓고, 활기찬 오늘을 살며 희망찬 내일을 꿈꾸자는 말을 찬찬히 읽어 내려갔습니다.


문득 작년 새해가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홍법사를 찾아가 법당에 걸린 같은 글자를 읽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었습니다. ‘올해는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일을 해야지.’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니 그 다짐이 제 삶의 이정표가 되어주었음을 깨닫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친구에게 화가 났지만 ‘좋은 말을 해야지’ 생각하며 다정한 말로 괜찮다고 건넸습니다.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한 직원에게 따끔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다시 한번 해보자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부정적이고 나쁜 생각이 불쑥 고개를 들 때마다 ‘다 잘될 거야, 괜찮아, 잘 지나가고 있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오늘 우연히 방문한 법당에서 같은 문구를 마주하니, 작년 한 해 그 글귀 덕분에 조금은 더 좋은 생각과 말, 행동을 하려 노력해 왔다는 사실이 마음 깊이 다가왔습니다. 때로는 문장 하나가 나를 깨우치고, 나를 성장시키기도 합니다. 오늘도 같은 문장을 마음에 안고 돌아왔습니다. 올해도 좋은 생각과 좋은 말, 좋은 일을 해야지.


진리를 품고 있는 사람은 언제나 조용합니다. 요란한 말로 자신을 포장하기보다, 묵묵히 자신의 삶으로 그 가치를 증명해 내기 때문입니다.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에 휘둘리기보다 내 안의 선한 의지를 지키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성장의 길임을 믿습니다.


나를 증명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내 안의 진리를 묵묵히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쌓인 고요한 향기가 올 한 해 저의 발걸음마다 은은하게 배어 나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꽃의 향기는 바람을 따르지만, 내가 품은 선한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당신에게 닿을 테니까요.


주변에 유독 시끄러운 사람이 있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진리를 품고 있는 사람은 언제나 조용하다.
모든 것을 삶에서 증명하고 있어서다.
-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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