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세상의 속도에 떠밀려 허덕이다 돌아왔습니다. 나를 갉아먹는 듯한 일상의 소음 속에 지칠 대로 지쳐, 엉망이 된 몸을 소파 깊숙이 묻었습니다. 마음은 뾰족하게 날이 서 있고, 머릿속은 온통 오늘 실수한 일들과 내일 해야 할 걱정들로 가득합니다. 이대로 잠들면 오늘은 그저 '망친 하루'로 기억될 것만 같았습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스스로에게 나지막이 물었습니다. "정말 오늘 하루, 단 한순간도 좋은 일은 없었을까?" 기록을 시작하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나를 무너뜨린 나쁜 일들 사이로, 반짝이는 하루의 조각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 고개를 들자 마주했던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그 쨍하고 맑은 빛깔은 잠시나마 내 마음의 얼룩을 닦아주었습니다.
휴대폰 진동이 울렸습니다. 나도 마침 생각하고 있던 친구에게서 온 "잘 지내?"라는 짧은 카톡 하나. 텔레파시라도 통한 걸까요. 그 한마디에 뾰족했던 마음의 모서리가 둥글게 깎여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기억하려고 애쓰니 사소한 하루가 행복의 조각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순간을 단 하나라도 발견했다면, 그날은 꽤 괜찮은 하루입니다.
좋은 것을 발견하려는 마음은 오늘의 피로와 후회를 상쇄해 주고, 무너지는 일상을 다시 세워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됩니다. 작년에 친구들과 시작한 독서모임에서 한 친구가 보내준 새해 메시지를 다시 꺼내 봅니다. "친구야 덕분에 책을 다시 접하게 되었네. 참 고마운 친구. 참 멋있는 친구. 나도 하루하루 발전하는 사람이 될게.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이 가득하길."
이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톡을 읽고 나도 매일매일 발전해야지 마음을 먹습니다. 누군가를 보며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마음은 얼마나 아름다운 가요. 친구의 다정함에 연결된 나는, 그 온기를 잃지 않으려 또 다른 친구들에게도 다정한 인사를 건넸습니다.
사람 때문에 마음이 다친 날도 있지만, 결국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도 사람입니다. 다정함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매일 저녁 하루를 닫으며 나에게 속삭여 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