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이었어요. 평소보다 조금 늦은 8시쯤 눈을 떴습니다. 침대 머리맡에 있던 어제 읽던 책이 눈에 들어와 집어 들었죠. 제목은 "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이었어요. 이 책은 KBS FM에서 실황음악을 진행하는 음악평론가 최은규 님이 쓰셨는데, 클래식 음악을 쉽게 풀어내고 QR 코드로 음악도 들을 수 있게 만들어졌답니다. 침대 위에서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들으니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특히 비발디의 사계 연주와 행위예술이 결합된 영상을 봤는데, 두 사람의 입이 빨간 실로 연결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어요. 클래식이 이렇게 표현될 수 있다니, 예술을 보는 제 시선이 확 달라졌습니다.
음악책을 읽다 지겨워져서 다른 책을 집었어요. 이번에는 프랑수아 를로르의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이누이트 청년 울릭이 서구 사회에서 겪는 이야기를 담은 흥미로운 책이에요. 책을 읽다가 음악을 듣다가, 중간중간 잠도 자며 시간을 보냈죠. 오랜만에 주말이 주는 여유를 만끽하며 오전을 보냈습니다.
11시 30분쯤, 슬슬 점심을 준비하기로 했어요. 오늘의 메뉴는 냉장고를 털어 만든 솥밥, 부대찌개, 김치전, 죽순볶음, 고등어구이였답니다. 남편은 스크린골프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고, 오랜만에 집밥을 먹으며 아주 만족스러워했어요. 특히 갓 지은 솥밥이 일품이었다네요. 남편은 당뇨가 있어서 혈당 다이어트를 하느라 야채부터 단백질, 탄수화물까지 순서를 지키며 먹지만, 저는 그저 손 가는 대로 먹는답니다.
오후, 목욕탕에서의 힐링
점심을 먹고는 집 근처 목욕탕으로 갔어요. 제가 목욕을 가면 늘 하는 루틴이 있답니다.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흘린 후 차가운 물에 풍덩 빠지는 것을 세 번 반복하는 건데요, 모공이 바싹 조이는 그 느낌이 정말 상쾌해요. 예전엔 뜨거운 물과 찬물 사이를 반복하며 피부에 열꽃 같은 반점이 피는 걸 즐기곤 했지만, 요즘은 적당히 절제하며 즐기고 있어요. 찜질방까지 포함해 2시간 반 동안 힐링하고 나니 온몸이 개운해졌습니다. 목욕탕을 나서며 장터에서 바나나와 계란을 사 와 저녁을 간단히 해결했죠.
저녁, 책과 함께 마무리
사우나의 여운 때문인지 저녁 7시쯤 잠이 들었다가 한 시간 후 다시 일어났어요. 일어나서 스트레칭 조금 하고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을 끝까지 읽고, 클래식 책도 조금 더 읽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댓글도 달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저물었네요. 그동안 뉴스를 너무 많이 봐서 멀미가 날 것 같았어요.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자꾸 일어나는 현실과 무안공항 비행기 사고로 인한 슬픔으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더라고요.
오늘은 뉴스는 멀리하고 책을 읽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목욕하며 재충전한 하루였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느꼈어요. 한 달 동안 거의 주말에 출근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거든요. 이제 이 충전된 에너지를 안고 새로운 한 주를 힘차게 시작해 보려 해요. 여러분도 자신의 방식으로 충전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