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미처럼 작은데
세상은 내게
거인의 밥그릇을 주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그 밥그릇을 들고
밥을 얻으러 다니자
내가 지나온 길은
진흙탕이 되었다
사람들은 생각했다
저 큰 밥그릇을
어떻게 들고 다니지?
그러던 어느 날
거인의 밥그릇을 든
또 다른 누군가의 생각이
내 귓속으로 들어와
울리기 시작했다
저걸
어떻게 들고 다니지?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거인의 밥그릇을 들 수 없었다
나는 나에게 맞는
작은 밥그릇을 찾기 위해
진흙탕이 되어버린
지나온 길을
다시 걸어 보았다
마침내 내 밥그릇을
찾았을 때
땀이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