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섬
파도가 쳤다.
여기저기서 파도가 철썩거렸다.
그런 파도를 마주할 거란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던 모래사장의 제일 안 쪽의 모래알갱이 같았던 나였기에, 어찌 막아야 할지도 모른 체 많이도 휩쓸려 이곳에 와닿았다.
낯선 섬에 갇혔고
낯선 섬에서의 어둔 밤을 홀로 지새우던 날 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짙푸른 밤하늘이 무서워 눈을 꼭 감았다.
여기가 어디일까,
나는 어디쯤이며 어디로 헤엄쳐나가야 살 수 있을까
눈을 꼭 감고 생각했다.
수 없는 밤을 지나 용기 내어 흐릿해진 눈을 떴다.
밤하늘엔 오로라가 펼쳐져있었고 내 주위에는 빛나는 모래알갱이들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눈을 감고 있었을 땐 몰랐던 살아 숨 쉬는 것들이 나를 따스히 품어주고 있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중요하지 않구나,
빛나는 것 들은 항상 내 곁에 있었구나.
그 섬에 혼자여도 이제 더는 외롭지 않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