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밖의 경제학
몇 해 전 덕담으로 "올해는 적게 일하고, 돈 많이 버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이 담긴 덕담이라 생각했다. 적게 일하고, 돈 많이 버려면 우리는 무언가를 더 비싼 값에 팔아야 한다. 그 것이 내가 만든 제품이든,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 든, 나의 노동이든. "상식 밖의 경제학"은 더 비싸게 팔기 위해 가장 중요한 원리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의 절대적 수치 판단 능력은 형편 없다.
수치 판단에 대한 감각은 상대적 감각에 의존한다.
우리는 상대적 수치 판단에 의존한다. 중요한 가격 협상이나 연봉 협상 때 쓸 수 있는 간단한 트릭이 있다. 협상의 대상이 되는 숫자를 높이고 싶다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큰 숫자를 말하자. 숫자를 낮추고 싶다면 작은 숫자를 말하자. 이때, 숫자는 협상의 대상과 관련이 없는 것도 상관없다. 예를 들면, 연봉 협상이 들어가기 전 인도의 인구수나, 강남의 랜드만크 아파트의 시세를 이야기 하는 것도 상관없다. 이러한 숫자는 무의식에 남아, 상대방이 평소에 생각한 것보다 높은 연봉에도 동의하게 한다. 실제로 행동 경제학의 여러 시험에서 주제와 상관없는 항목에 대한 숫자를 듣고, 해당 주제에 대한 수치를 평각하게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현상을 앵커링 효과라 한다. 앵커링 효과는 신제품, 새로운 서비스에도 역시 적용된다.
포지셔닝에 주의 하자
출시할 때, 포지니셔닝이 가격을 결정한다. 블루 클럽과 바버샵은 모두 남자 고객을 대상으로, 헤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루 클럽이 2만원이라고 하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근처의 바버샵이 2만원이라고 하면 저렴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나올까? 블루 클럽과 바버샵이 사람들에게 각인된 이미지가 다르다. 바버샵은 깔끔한 인테리어, 세련된 스타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기억된다. 따라서 기존의 남성 대상 미용 서비스와는 다른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를 인수하고, 점포을 확대할 때, 스타벅스의 가격은 기존 미국 카페의 커피보다 30% 이상 비쌌다. 다만,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바의 본따 서비스와 점포의 인테리어를 설계 해, 기존 카페보다 높은 가격에 커피를 팔 수 있었다.
반대로 기존의 카테고리에 단지 고급, 하이엔드 등의 형용사만 붙인다고 선입견을 벗어나긴 쉽지 않다. "하이엔드 캡슐 머신"을 표방한 제품에 관심을 가진적 있다. 기존 캡슐 머신에 비해 부가 기능이 많고, 세심하게 추출 관련 파라미터를 조절할 수 있는,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것은 분명했다. 다만, 가격이 기존 캡슐 머신에 비해 3~4배 비쌌고, 주변사람들은 캡슐이 아무리 뚸어나도 캡슐머신일 뿐이라고 만류하였다. "하이엔드 캡슐머신"이 아니라 "컨비니언트 에프레소 머신"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자
오래된 브랜드로 인해 각인된 이미지가 있다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자. 토요타의 렉서스, 현대차의 제네시스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이때, 사람들에게 호감이 있는 브랜드의 네이밍을 가져올 수 있다면 가져오는 것도 방법이다. 의류의 디스커버리, MLB의 성공은 디자인, 원단이 의류 판매의 모든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네이밍만 가져와도 해당 네이밍이 사람들에게 각인된 이미지를 가져오고, 우리의 제품은 그 이미지를 토대로 평가된다. 이는 우리의 가치 평가나 가격의 평가가 모두 각인된 이미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앵커링 효과를 이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선두주자와의 비교군에 들어가는 것이다.
선두 주자와 비교군에 들어가라
선두주자의 경쟁자로 각인 되라. 삼성전자의 특허 담담 임원분의 강연을 들을 때 이런 말을 들었다. "애플이 너무나도 고맙다". 스마트폰 등장 초기에 삼성과 애플은 주요 국가에서 특허 소송 전을 벌였다. 물론 애플이 고소한 회사는 삼성 뿐은 아니었다. 다만,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많은 국가에서 소송 전을 진행한 회사는 삼성이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출시 초기에 삼성이 안드로이드의 대표 브랜드는 아니었다. 오히려 HTC, 모토로라 등이 각광받고 선두 주자로 매김하고 있었다. 다만, 애플과 삼성의 특허 분쟁이 지속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이이폰의 비교군은 삼성의 갤럭시가 되었다. 이제 스마트폰을 팔아서 의미있 이익을 남기는 회사는 애플과 삼성뿐이다.
물론, 애플로부터 고소당하는 영광을 누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 선두주자와 비교하는 리뷰 컨텐츠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예컨대, XXX의 대체품, 보급형 XXX 등으로 리뷰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비이성적이지만 예측 가능하다
인간의 행동은 늘 이성적이진 않다. 다만, 일정하다. 따라서 예측 가능하다. 새로운 일을 기획할 때 인간의 일정한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이에 맞추어 제품 서비스를 설계하자. 그러면 우리는 초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