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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승재 Dec 10. 2021

서로의 빈 곳 채우며 강한 하나로(칼럼 1화)

by 장승재, 장승재 작가, 장승재 강사, 장승재 칼럼니스트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인 앤디가 감옥을 나가고 싶어 했듯이, 

나도 마음속 감옥에서 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 


     

뇌 병변 중증 장애인 활동가 우동민 씨가 2010년 6월에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성북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소식지에서 쓴 일부를 발췌하였다. 그는 뇌 병변 장애로 머무는 복지 시설을 창살 없는 감옥으로 비유하였고, 일상생활은 불가능하였지만 언젠가는 직장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꿈을 꾸었다. 장애인의 꼬리표는 자립과 사회참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불행했던 삶이 누군가에게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인권 향상을 위해 젊음을 바쳤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말 기준으로 등록 장애인의 수를 263만 3천 명(전체 인구 대비 5.1%)이라고 발표하였다. 한 반에 정원을 20명이라고 가정하면 1명꼴로 그들을 마주한다. 우리 삶의 반경에서 분리된 존재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책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쓴 류승연 작가는 장애인은 낯선 존재가 아니라 다르지만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임을 말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류애의 상징적인 인물 헬렌 켈러는 시각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3중고를 가지며 태어났다. 당연히 정상적인 교육은 될 리가 없었다. 그녀는 앤 설리번 선생님을 만나면서 인생이  통째로 바뀐다. 앤 설리번은 응석받이로 자랐던 헬렌 켈러에게 극도의 인내심을 가지고 손바닥에 글씨 쓰는 방식으로 언어를 가르쳤다. 평생을 옆에서 자신이 없어도 생활할 수 있도록 헌신했던 그녀의 가르침 덕에 헬렌 켈러는 멋진 인권 운동가가 되었다. 상대를 믿고 서로의 마음과 아픔을 바라보며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었기에 불가능처럼 보였던 환경에서 찬란한 길을 보게 되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라서 꿈이 없을까? “아니다!” 우리와 결코 다르지 않은  꿈을 키워가고 있다.     

영화 <퍼펙트 맨>에서 회삿돈으로 주식에 몰래 투자한 영기(조진웅)와 대국(진선규)은 친한 지인의 꾐에 넘어가 7억의 돈을 잃고 횡령으로 위기를 맞는다. 주식으로 모두 날린 영기는 분풀이로 상대의 조직원을 폭행하고 사고를 쳐서 사회봉사 명령을 받는다. 운명처럼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를 만난다.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장수는 영기에게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이룰 수 있도록 조력하는 조건으로 사망 보험금의 수령자를 영기(조진웅)로 선택한다. “야구장 가기, 문신하기, 클럽 가기 등” 소원 목록을 보기 전에는 거창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극히 보통의 일상이었다.    


  

그들이 꿈꾸는 건 비장애인의 평범함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달라 주어지는 역할도 다르다.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근원은 각자가 지닌 강점만큼 약점을 수용하는데 있다. 즉, 한 공간에서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수록 서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치명적인 약점도 서로의 인정과 이해를 만나 ‘우리’라는 틀에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장애인과 소외계층은 지역에서 도와줘야 하는 수혜의 대상이 아닌 사회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맞춤형 직장 등 다양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우리도 잠재적인 장애인일 수 있기에 마치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처럼 그들의 발자취에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세상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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