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은 배려의 다른 말이다(삶의 이모저모 143화)

by 장승재, 장승재 작가, 장승재 칼럼니스트, 장승재 강사

by 장승재

가끔 예전 유명 작가의 그림을 본다.

사진이 없던 시절이라 작품을 통해 삶의 풍경도 엿볼 수 있고,

작가가 원하는 바를 포착하는 재미도 쏠쏠해서 취미로 삼고 있다.



붓의 놀림과 채색으로 강함과 연함의

미묘한 차이를 드려내면 묘한 매력에 빠져든다.

색감을 빼곡하게 더한 작품보다 생각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그림이 좋다.

나만의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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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빈 공간은 대화에서의 여백과 매우 흡사하다.

여백은 대화에서 상대를 기다려주는 여유이다.

상대방을 충분하게 살필 수 있고 고요한 적막 속에 나를 드러낼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무거운 침묵을 이기지 못해 계속 본인의 할 말만 쏟아내는 분들이 있다.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고자 쏟았던 노력에 반해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침묵은 ‘존중하는 말’이다.

내가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와 매우 닮았다.

나를 무한하게 기다려주고 나의 본연의 모습을 언제나 있는 그대로를 봐주기에 그렇다.

강한 말과 표현이 자신감을 드러낸다고 하는 착각은 금물이다.




나의 색이 너무 강하면 상대방과 섞일 수 없다.

서로가 동등하고 은은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부드럽고 연한 말,

침묵은 배려의 다른 말이다.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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