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디자이너에서 BX디자이너가 되기까지
시각디자인 전공자가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과 10년차 고민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Prologue. 어떤 디자이너가 될 것인가?
무슨 일 하세요?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이다.
만 6년이 넘게 BX 전문가로 재직 중이지만 가족도, 친한 친구도 내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늘 나의 소개팅 1부(?)는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하는 것이 되겠다.
- "무슨 일 하세요?"
- "저는 샘파트너스라는 브랜드 경험 컨설턴시에서 BX기획과 전략을 하고 있어요!"
- "아....로고만드는거? 마케팅 같은 거?"
- "음, 그 이전에 고객의 경험과 업계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기도 하고~ 또... 그 가치를 담은 디자인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요. 컨설턴시라 프로젝트 단위로 일해요"
- "아... 지금은 무슨 일 하세요?"
- "청정원이랑 노하우 킷이라는 제품 만들어요"
- "?????? 제품?????"
왜? 어렵니?
소개남이 내가 하는 일을 이해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브랜드팀은 많지 않고 있더라도 브랜드 기획/전략팀은 경영(숫자)에 가깝고 브랜드 디자인팀은 시각디자인(광고, 패키지 등)에 가까운 일을 하기 때문에 더 상위단인 BX를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상품기획팀 내에 BM(Brand Manager)에 가까운 거 같았다. 물론 세세히 보면 또 다르다.
그렇다면 BX는 어떤 부류일까?
자 보자, 인크루트 직종별 캐테고리
그. 나. 마 뽑아본다면
1. 경영. 인사. 총무 - 경영. 기획. 전략
: 비슷한 것을 하기도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 기획을 만들고 하니까
2-1. 마케팅. 광고. 홍보. 조사 - 마케팅 / 광고기획
: 비슷한 것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케팅을 해봤냐고 묻는다면 해본 적 없다
2-2. 마케팅. 광고. 홍보. 조사 - 조사. 분석. 통계
: 모든 프로젝트에 조사 분석을 한다. 그러나 조사가 곧 결과물은 아니다. 기업에서 그렇게 좋아하는 정량 통계는 참고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발 통계 내놓으라고 좀 하지 말아요)
3. 디자인..................
: 이건 뭐 카테고리의 무엇도 해당 안되고 무엇도 해당된다. (디자인 = 예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 글을 본다고는 생각 안 한다.)
위의 카테고리를 보면 일을 '결과물'로만 구분했다는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도 않았던 2011년에 UX를 설명하는 것은 더 쉬웠다.
- "UX 디자인이라고 사용하기 좋은 모바일 디자인을 해요"
'일'을 머릿속에 그리기 쉽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 일을하는 사람이라는건 멋있어 보일수 있으나 사실 사회에서 직무적으로 필요성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도 있다. 일단 시장에서 가장 필요로하는 카테고리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UX는 나의 첫번째 직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