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브랜딩 (feat.도시 재생)
가로숲길, 세로숲길, 샤로수길(봉천동), 연트럴파크(연남동), 공트럴파크(공릉동)...
우리들이 좋아하는 걷고싶은 거리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길'이 만들어지는지 생각해자.
몇년 전, 광교 신도시가 막 개발 될 때에
광고 아비뉴프랑, 판교 알파돔시티,
성공적이지만 사람들이 찾지않는 도시(거리)는 대부분 휴먼스케일을 고려하지않고 건물 각자의 *파사드만을 답게 꾸민 곳일것이다. (종로 대로변, 테헤란로, 광교 신도시가 그렇다.) 도시건축법에 맞도록 지어졌지만 여전히 건물 스케일에비해 인도 폭이 좁은듯 느껴지도 게다가 1층에는 다 비슷비슷한 프렌차이즈(특히, 카페)가 쭉-늘어서서 아무일도 일어나지않는(?) 재미없는 거리가 완성된다.
*파사드 façade(프) : 건조물에서 중요한 전면, 정면, 외관 익스테리어
걷는다는 행위는 평균시속 4km의 경험이다. 이 보행속도는 시속 60km로 달리는 자동차와는 다르다.
무엇이 우리를 걷고싶게 만들까?
인도와 차도의 완벽한 분리가 '보행자 위주'를 말하는건 아니다.
보행자와 차량을 분리하지 않아도 걷고싶은 거리가 될 수 있다. (물론, 시민의식이 먼저이다)
아래 런던의 사례는 건물의 구획으로 쓰이던 도로를 인도와 차도, 심지어 휴식공간인 벤치와 주차의 경계를 무너뜨림 으로써 매력적인 거리를 만든 사례이다.
위치 : https://goo.gl/maps/VETxTN6Uxzz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보차(步車) 공존 도로로 바뀐 엑시비션 로드(전시관 거리)다. 이곳에는 자연사박물관, 빅토리아앤드앨버트(V&A)박물관 등 세계적인 전시관 17곳이 모여 있는 길이는 약 800m. 원래 넓은 차도가 있고 양편에 좁은 보도가 있는 전형적인 자동차 중심 대로였다.
하지만 지금은 철저히 보행자 중심이다. 폭 24m의 차도 중 절반은 온전히 보행자를 위해서만 쓰인다. 나머지 절반은 자동차가 다니거나 주차를 하는 용도로 쓰이지만, 보도와 차도 간 별다른 구분이 없어 보행자가 자유롭게 길의 모든 부분을 지나다닌다. 차량의 주행 속도는 철저히 보행자에게 맞춘다. 도로 위에는 차량 방향의 반대로 대각선 무늬가 그려져 있다. 자유로운 보행을 유도하면서 주행 중인 차량에 시각적 불편을 주는 요소다.
사람들은 지그재그로 도로를 활보하며 거리의 생명력을 만든다.
엑시비션 로드 프로젝트의 실제 공사 기간은 2년 정도지만 첫 발표부터 완공까지는 7년이나 걸렸다. 워낙 반대가 심했던 탓이다. 긴 논의 끝에 결정된 ‘보행자 우선의 보차 공존’ 실험은 국가적으로 주목받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잦았던 무단 횡단 사고는 거의 사라졌고 주변 전시관을 찾는 사람들은 몇배로 늘었다.
엑시비션 로드를 설계한 제러미 딕슨 딕슨존스건축사무소 대표는 “진짜로 걷기 좋은 도로는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는 철학이 가능한 한 담겨 있어야 한다”라며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인도의 턱이나 안전 펜스가 오히려 위험하게 달리는 차량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거리로 출퇴근하거나 일을보던 사람들은 있었던길이 없어져 돌아가야하니 불편했을것이다. 이전에 60km로 달리던 차들은 보고와 비슷한 속도로 움직일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희생(?)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걷고싶은 거리로 보행하게되었다. 건물1층 파사드 또한 달라졌다. 보행자이 발길을 붙잡는 매력적인 상점이 문을 열어서 거리의 활기를 북돋았으며 '광장'이라는 명성을 되찾게 되었다.
도로가 광장이 된 것이다.
과거, 가로수기르 압구정이 걷고싶었던 이유는 테넌트의 상점들의 변화와 적당한 밀도 때문이다.
현재는 대형 플래그쉽 매장이 들어와 가로수길의 변화와 밀도를 무너뜨린지 오래이다.
가로수길에는 어울리는 모습은 대형 매장이 아닌 popup형태의 소소하지만 변화있는 모습이지 않았을까.
예측 할 수 없는 구불구불한 길을돌아돌아 찾아간 맛집, 사고싶은것 투성이에 계획에 없던 지름 쇼핑...
우연한 발견은 행복함을 높인다 (네모반듯한 모습이 아니면 어때)
매번 똑같은 모양 똑같은 모습이라면 재미가 없다. 이번주 방문과 다음주 모습이 다른 모습이 있다면 기대하며 방문하게될것이다.
자연은 삶의 질을 높여주고 사람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한다.
일본의 모리빌딩은 본인의 비즈니스 컨셉을 'Vertical garden city'로 잡고 모든 사업에 자연요소를 주요하게 다루는것을 볼 수 있다. 특히, mall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린'은 자연스럽게 사람을 모은다
브랜드 아파트에서도 매우 신경을 쓰는 부분중 하나가 바로, 조경
아래, 재건축을 기다리는 아파트들이다. 새로 생기는 아파트단지에는 호수, 시냇물, 화단...심지어 진경산수화 폭포 까지 등장하지만 아파트의 키보다 훨신 큰 빽빽한 나무만으로도 이곳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동네를 걷고싶도록 하는 요소일것이다.
개인적으로....
서울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단지보다 조금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조경이 더 좋다.
사실 조경이라고 하기엔 그냥 나무가 자라 큰 나무가 된것이지만?ㅎ
도곡동 양재천을 낀 오랜아파트, 반포 주공아파트, 여의도 아파트의 나무들은 걷고싶은 분위기를 만든다.
서울 강동구 둔촌1동 둔촌주공아파트(1979년 완공) / 여의도 시범아파트 (1971완공)
우리가 가고싶은곳은 공간과 거리가 조화로운곳이다.
네모 반듯하지 않아도, 하얗고 깨끗하지 않아도 우리가 좋아하는것들(위에 언급한 보행, 변화, 자연)이 있다면 충분히 걷고싶은 거리가 만들어진다. 차가 지배하던 길을 사람들에게 돌려준다면 4km의 느리고 천천히 스며드는 거리 문화를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