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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Jung Lee Dec 06. 2019

2. 배움과 실전의 차이가 이렇게 큽니다

에이전시에서의 디자인 (UXUI)

시각디자인 전공자가 UX디자인, BX 공간기획을 거쳐 부동산 공간 상품기획에 이르기까지 직업이 확산, 수렴되는 과정에서 들었던 생각과 고민들에 대해 써 내려가보려고 합니다.


Prologue | 어떤 디자이너가 될 것인가?

1. 엄마, 나 드디어 적성을 찾았어! - 학교에서의 디자인 : 시각디자인과

2. 배움과 실전의 차이가 이렇게 큽니다 - 에이전시에서의 디자인 (UXUI)

3. 내가 꿈꾸던 '디자인' - 컨설턴시에서의 디자인 (서비스디자인)

4. 이런 나보고 전문가라니? - 컨설턴시에서의 디자인 (BX)

5. 퇴사단상 - 컨설턴시에서의 디자인  (BX)

6. 그동안 살았던것과 다른 삶- 대기업에서의 디자인 (상품전략)

7. 그렇게 전문가가 되어간다 - 광고기획사에서의 디자인 (PM)





시각디자인 > UX


대학교를 다닐때 필드에 있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그 중 가장 속상한것은 디자이너는 야근이 당연하고 회사에서 타 직업대비 연봉이 낮다는것이다. 더 많이 일하는데 왜 더 적은돈을 받게될까? 디자이너의 일을 정량화 할 수 없고 시간이 곧 결과물로 이어질 경우가 많이 때문이다. 나는 디자인을 사랑하지만, 장인정신을가진 아트웤 디자이너가 될 자신은 없었다. (못해못해)

대학생때, 학교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그리고 다르게 (대리점이 아닌 성지를 찾아갔더랬다) 아이폰3g를 영접하였고 대학교 3학년때 ux수업을 들으며 진로를 잡아갔다.


UX은 디지털디바이스에 국한된 것이 아니나, 우리나라에서는 app정도로 해석되고 있었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디자인은 일상에도 많이 있다. 날이 없는 다이슨 선풍기나 발뮤다 토스트기의 직관적인 빵굽기인터페이스, 어두운밤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기위한 전조등에도 있다.


날이 없을없애서 안전과 디자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다이슨 선풍기


빵굽기의 고민을 없애주는 직관적인 발뮤다 토스트기


야간 지형을 읽을수 있게해주는 자전거 전조등 Lumiguide (https://hiconsumption.com/lumigrids-led-bicycle-projector/)




나는 동기들보다 조금빠른 4학년 여름방학때 (주)펜타브린드 라는 토탈디지털 에이젼시 UX팀에 입사했다. 펜타브리드 www.pentabreed.com 는 그당시 200명이 넘는 메이저급 에이전시였다. (지금은 음...)



...사용자 경험..은 잘모르겠고 일단해!

인턴기간 가장 처음 한 일은 LG U+에서 070서비스를 만드는것이었다. 그당시, 네이트온이 하락세를 타며... 카카오에 대항할 만한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했고, 앵간한 서비스기업에서는 '새로운 메신저 플랫폼', '영상통화가 되는 인터넷 집전화'를 출기하기에 바빴다.

어마어마한 디자인페이지를 만들어내려면, 대학때 배운...디자인 리서치를 통해 사용자 관점의 문제와 기회요인을 파악하고 고객정의와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그에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것....은 개나줘버려야했다.

(물론 그때 그시절엔 그랬다는 것)


프로세스는 이러했다.

1. UX디자인팀에서는 디자인컨셉을 잡음

누가사용할지, 언제 어떻게 쓰일지에대한 UX경험전략, 기획도 없이 일단 디자인부터 가져가야했다. 시작부터 UX가 틀려먹은....그저 '스타일링'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2. 스타일링이 끝나갈때쯤(?) UX기획팀에서 보내준 MMI(무엇의 약자인지 그때도 지금도 모르겠다)라고 부르는 기술서가 디자인팀으로 넘어옴

기획팀이라하면 누가 어떻게 언제 사용할지, 무엇을 목표로 흐름이 이어지는지 등 '정의'를 줘야하는데 당연히 그런것을 했을리가 없다. 앱화면을 텍스트로 정의하고 동그라미 세모 네모로 얹은...목업도 아닌것이...디자인도 아닌것....그러구보면 디자인팀과 기획팀으로 나누어져있는것도 이상한 일이다.


3. 전달받은 MMI + 기존 포멧 + 디자인 스타일링 버무리기

 MMI가 전달되면 기획팀, 디자인팀, 개발(코팅)팀이 미친듯이 밤을새며 수정작업을 하며 엄청난 페이지를 쳐낸다.



이것이 바로 그것.

카카오톡이 이미 사용되던 때였는데 그 누가 통신사의 틀에 맞춰진 서비스를 사용할까;; 스마트폰 무료통화로 집전화가 없어지는 시점이었는데 070서비스라니, 심지어 저렇게 LGU+라고 크게써있는 브랜드를....누군지 모르겠지만 최초기획자는 반성을좀 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이 서비스는 빠른속도로 추억속으로 사라졌다.


다시 나의 회사생활로 돌아와서,

저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단가가 저렴해서 1인당 해내야하는 프로젝트가 2~3개씩 돌아가야했고 인턴부터 팀장 할 것없이 모두가 디자인페이지를 만들어 내야했다. '10년 일해도, 팀장이되도 지금과 비슷한 삶을 살겠구나...'


대기업(현대차) > 대기업자회사 (현대오토에버) or 종합광고대행(제일기획, 이노션 등) > 에이젼시1 > 에이전시2 .... 이렇게 내려오는 생태계 때문이었던거같다. 위쪽 검토, 검토의 검토를위해 아래에서는 더 빨리 많이 발을 굴려야한다. 이과정에서 사용자고 서비스경험이고 없다. 어쩌면, UX라는것의 본질은 나보다 선배들이 더 몰랐던거같다. (그 개념이 막 보급되었을 때이니..) 바빠서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디자인을하며 '생각'을 했던적이 거의 없었고 나는 너무빨리 내 미래를 보았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에이젼시 열정페이.


LG U+말고도 재직하는11개월동안 작고 큰 4개의 프로젝트를 더 했다. 그와중에 '현대기아자동차 모바일사업강화'라는 대형프로젝트가 우수수 들어왔고 선배들은 줄퇴사를 했다. 디자인팀 7명중 팀장님포함 4명이 퇴사를 했고 신입치고 중요한 일을 맏기까지했다. 프로젝트 몇가지는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휴)


회사생활은 즐거웠다.

다행히 팀 동료들은 너무너무 좋은분들이었고 그당시 내 인생 최대 즐거움이었다. 퇴근하고 거의 매일 술을마시고 친구들의 친구들까지 불러 여행도 갔다. 재직은 1년밖에 안했는데 그때 그 팀원들이랑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고있다. (요부분은 담에 다시 다뤄보도록해야겠다)

내가 땀흘려(흘리지않았지만) 월급을 받고 생활은 조금 여유로워졌고 진짜 어른이 된것같았다.


그치만..이렇게사는건 아니었다. 야근에 주말추근에..아니 그것보다는 이해하지도 않고 디자인을 찍어내는작업은 지금, 사회초년생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직을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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