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oJung Lee Aug 27. 2018

5. 퇴사단상

6년에 대한 하루감정.


2018.07.24

만 6년 넘게 재직한 회사를 퇴사하며 오늘을 기록하고싶었다


'저 퇴사하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까지 어마어마한 생각과 걱정이 꼬리의 꼬리를 물었다.

어떤말로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누구에게 이야기를 처음 꺼내야 할까. 친한 동기? 팀장님? 대표님?

어떤날은 마음을 다잡았다가도 어떤날은 내려놓았다가..

마치 오랜연인에게 내리는 이별 선언처럼 마음의 파도가 하루에도 수십번은 쳤다.


옳은 선택인지 아니, 할수는 있을지

작은회사에서 그렇게 큰회사를 내가 감당할수 있을지

그동안의 업무와 많이다른데 잘 할수있을지

기존 직원 후배들은 나를 선배로 생각할지

기존 선배들은 나를 후배로 생각할지

커리어가 다른데 연봉협상은 어떻게하는건지

모르는것은 누구에게 물어볼지

건설사는 회식이 많다던데 술은 어떻할지

가서 밥은 누구랑 먹을지


나의 삶은 이 결정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6년간 잘다니던 회사를 왜 그만두려고?

연봉이 불만이었다면 진즉 그만뒀을것이다.

사람관의 관계, 일도 문제없었다.


이유는 두가지 정도 될거같다.

대답이 딱 떨어지진 않지만.. 모든 컨설팅업이 그러하듯, 쫓기듯 남의것을 하는 느낌, 업무범위가 아니라며 책임지지않는 그 것이 아쉬웠다.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때 들어가는 큰범위부터 참여하고싶었다.

호텔 브랜드를 만든다고 했을때, 호텔이 만들어지는 아주아주 초기의 배경(이 땅에 어떤상품을 만들것이가와 같은...), 돈의 흐름(투자와 수익류), 제공자입장의운영과 매니지먼트 등 큰 프로세스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해결에 참여하고싶었다.


컨설팅업에서 프로젝트를 실체화까지하는것은 드믄일이다.

애써 리서치한 결과물로 로고, 사이니지까지만 하고싶지 않았다.


그리고

'프로젝트 리더', '전문가'라고 하기엔 나의 경험이 지식이 내공이 너무 얕았다. 무언가를 쌓아올릴만 하면 프로젝트가 끝나도 전혀 다른 업(영역)의 프로젝트가 시작되는것은 프로젝트 영역을 넓혀주지만 깊어지지는데 한계가 분명 있었다.

브랜드 전략, UXUI, 제품제작, 공간.... 많은 프로젝트를 했지만 누군가 나에게 그거 할수있냐고 물어보면 대답이 좀 애매했다. 할수있는데 할수없다. 카페하나 차리려고하는데, 혹은 app 개발하려고하는데 할 수 있냐고하면 할수있지만 할 수 없었다.


이직 결정 고민의 결론은

잘 옮겼다는 것,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것





 D-Day 카운팅을 하고있는 요즘, 해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면 왠지 마음 한구석이 쎄하다.

20대 중후반과 30대 초반까지 샘은 나를 성장시킨 곳임에 틀림없다.

굿바이. 샘

매거진의 이전글 시작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