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 이전에 나는 어떤 디자이너 일까...
최근에 (최근뿐 만은 아니고) 이런저런 콘퍼런스 혹은 작은 규모의 밋업 혹은 Tech talk들을 많이 듣고 보게 됩니다. 아마 애플의 아이폰 발표 등의 콘퍼런스 이후로 테크 기업이라고 하면 WWDC를 비롯해 Google I/O,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등의 콘퍼런스 등이 일반화되었고, 해외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도 네이버, 토스, 쿠팡 등에서 서로 디자인 / 비즈니스 / 테크 관련된 콘퍼런스들을 통해 자신들의 방법론이나 새로운 기술들 그리고 향 후의 전략들에 대해서 발표하는 자리가 일반화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거기에 TED Talk 이후 소규모의 밋업이나 여러 모임들이 활성화되면서 지금도 링크드인이나 각종 채용 사이트를 보면 각종 밋업이나 '실리콘 밸리의 전문가들에게 듣는다' 류의 많은 종류의 밋업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러한 밋업들의 주제를 보면 보통은 어떻게 일하는 것인지 PM, PO, 디자이너,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리서처 등등이 각자 일하는 방법이나 프로세스에 대해서 공유하고 이렇게 우리는 제품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고 사용자들의 니즈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실리콘 밸리에서 이런 방법론이 유행하니 agile을 해보고 scrum을 해보자 라고 무작정 따라 하는 케이스가 많았다면, 지금은 그보다는 각각의 회사 내의 프로덕트나 제품을 만드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해서 나름대로의 방법론을 만들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그런 밋업들에 참여해서 이야기를 듣고 공부를 하는 것이 도움도 되고 많이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늘 궁금했던 질문은 우리가 사용자들의 위한 제품을 만들고 이에 대한 방법론들을 고민하는 것만큼 우리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케어하는 것들은 어느 정도일 까에 대한 궁금증이 듭니다.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들을 잘하고 어떤 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어떻게 케어를 해줘야 하고 관심을 가지고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얼마나 힘을 기울이는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함께 얘기해 보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우리의 프로세스가 이렇게 때문에 이런 식으로 성장을 하세요', '우리가 제품에 대해서 접근을 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그러니 기존까지의 생각과 틀을 깨고 이렇게 한 번 생각을 해 봐요'라고 얘기하는 것은 쉽지만 과연 그것들이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하게 적용이 되고 모두 하나의 이해를 가지고 가기에 얼마나 그 사람들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요즘 계속 들고 있습니다.
물론 제품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필요한 큰 줄기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함께 하기에 어렵고 프로세스를 맞추는 사람들 즉 회사의 fit에 맞는 사람들을 선발해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채용이나 사람을 뽑는 것에 있어서 항상 그러한 점을 맞추면서 뽑을 수는 없고 언제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생겨나기 마련인데, 그럴 경우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하나의 개개인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합의를 맞추어야 좋은 것인지 솔직히 저도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에 맞춰서 사람을 채용하는 방법, 현재의 구성원이 모두 공감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것, 어느 하나 정답이 없는 질문이긴 합니다만, 고민을 해보면 좋음직한 화두는 아닌가 합니다.
분명 기존의 waterfall의 업무 프로세스에 잘 맞는 사람들이 있고 agile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에 강점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에서 agile만 강조하는 것이 모든 이들을 위해 좋은 것일까 사용자들을 위해 좋은 것일까 하는 고민들, 그러면 어떠한 식으로 프로세스를 진화시키고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 쉽게 답을 낼 수는 없지만 계속 고민해야 할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시각도 필요하고 이를 잘 케어해 줄 수 있어야 조직이 건강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