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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순림 Aug 31. 2021

원칙을 다시 쪼개보기

내가 가지고 있던 기준이 이게 정말 맞는 것인가?

최근에는 쉬면서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나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많습니다. 걸어온 길까지는 아니어도, 책을 읽으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서 예전의 나였다면 어땠을까 라던지, 예전의 그러한 선택이나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정말로 나의 본심이었을까? 내가 나를 오해하는 시간들이 많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특히나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혹은 생각하고 있던 원칙들에 대해서 자주 Recap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나서 돌아보면 그 당시 내가 생각했던 원칙과 실제로 내가 중요시 했던 원칙들간의 괴리감도 느끼고, 조금 더 나 자신의 행동들에 대해서 Dive deep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한 가지 예로 제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원칙중의 하나는 "업무에 100의 리소스를 사용해서 모든 것이 완벽한 A+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보다는 완벽하진 않지만 80정도의 리소스를 이용해서 완벽하진 않은 서비스라도 리소스를 조금 남기게 됨으로 Work Life Balance를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라는 원칙으로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일한다고 믿었구요. 하지만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그것보다는 "일이 돌아가게 만들자" 라는 것에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더 Dive Deep을 해보면 모든 부분에서 최고 레벨의 결과를 뽑아낸다는 정의가 일단 애매했고, 기획-개발-디자인등의 각 영역에서 서로가 100퍼센트 원하는 방향을 모두 맞추면서 시간까지 해당하는 일정안에 정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각의 영역에서 서로 조율하고 양보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sync를 맞추고 최대한의 퀄리티를 뽑아내면서 업무를 진행했고, 결국 내가 생각한 완벽하지 않은 서비스라는 부분이 사실 그 환경에서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퀄리티를 지속적으로 추구했다는 점을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주어진 환경하에서 일이나 프로젝트가 돌아갈 수 있게 조율할 부분을 지속적으로 정의하고 고민하며 그 안에서 최고의 노력을 통해서 최고의 서비스를 돌아가게 하는 점을 원칙으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즉, 내가 생각했던 80의 리소스로 만든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서비스가 사실은 해당상황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결과물이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워라벨은... 음...  그냥 단순히 내가 양보를 하고 조율을 한다는 점에만 집중하다보니 내가 실제로 행동하는 부분에서의 원칙과 내가 생각하는 원칙간의 거리가 생기고 이로 인해서 알게 모르게 고민도 많이 하고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한 발짝 뒤에서 돌아보면 이전에 생각했던 나에 대한 생각들이나 편견들이 굉장히 많은 바이어스가 걸려 있다라는 점에 대해서 최근에 느끼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이상향이나 내가 겉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나의 모습과 내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모습 간의 괴리감이 생기면서 이로 인한 마음의 거리나 마음의 병들에 대해서 조금 무심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쿨해 보이고 싶어하는 내 자신과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내 자신의 갭을 쉽게 인정할 수 없었던 부분인 것이죠. 


이처럼 업무를 진행하면서 혹은 삶에 있어서 내가 어떤 원칙을 가지고 혹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는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은 나 자신에 대한 관찰과 탐구 그리고 Dive deep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나의 원칙을 정해 놓고 내가 저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 라는 방식과 "지금까지의 나의 행동 패턴을 보았을 때 나는 이런 사람인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두 가지의 케이스 모두에서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나라는 사람이 결과적으로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잘못된 원칙을 세우는 것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맞는가? 라는 질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제가 잘못된 원칙이라도 고민을 했기에 현재의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것도 없었다면, 지금의 결론 (혹은 아직은 중간 과정일 수도 있는) 에 도달하는 작업이 훨씬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면접에서 늘 얘기하는 나 자신의 장점과 단점등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끊임없고 고민하고 문제를 파고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전에 2002년 월드컵에서의 히딩크의 예시도 있듯, 본인의 장단점을 명확히 알고 대처하는 것 만큼 자신의 업무 진행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없을 것 같습니다. 


글 자체가 길어졌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삶이나 업무를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속적으로 Look back하면서 Develop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고 이게 단순히 개인 뿐 아니라 프로덕트 디자이너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레벨에서의 자신의 롤에 대한 원칙 / 동일 직군으로 이루어진 팀 내에서 (이를 테면 UX 팀) 혹은 프로젝트 단위로 묶여져 있는 팀내에서 서비스나 프로덕트에 대한 원칙들을 하나하나 정의하고 지속적으로 Develop해 나가고 이를 기준으로 sync를 맞춘다면,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나 프로젝트에 대한 본인만의 관점을 가지기에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 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론들도 사실 따지고 보면 제품을 만들 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좀 더 문서화한 내용들의 집합체 라고 생각합니다. Agile 방법론은 사용자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이나 서비스들을 가장 빠른 시간안에 가장 빠른 단위 (MVP) 레벨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하에 만들어진 각 역할 별 Rule들의 모임이고, Waterfall등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Waterfall의 경우는 C레벨의 의지, 마음속) 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프로젝트 팀에서 / 우리의 디자인 조직에서 / 내가 한 사람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로서 / 내가 한 사람의 PO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이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원칙을 세우고 해당하는 원칙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멤버들 간의 원칙에 대한 이해를 통일시키는 것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의 내용을 적게 된 가장 큰 계기는 하단의 책을 읽으면서 부터입니다. 아래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속한 조직은 어떨까 라는 고민을 계속적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8032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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