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죽순림 Sep 09. 2021

Permission to Design

UX리뷰, 디자인 리뷰, so what?

디자이너들이 작업하면서 가장 고민되고 긴장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처음 입사 해서 프로젝트를 배정 받았을 때, 그닥 좋아하지 않는 매니저와의 1on1 시간, 마음먹은 대로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 회사에 출근하는 모든 날 등등 굉장히 많은 순간순간 긴장되고 고민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신경이 곤두서고 고민이 많이 되던 시간은 속칭 디자인 리뷰 혹은 UX리뷰라고 불리우는 시간이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이런 디자인 리뷰 혹은 UX 리뷰 시간들 (이 후 이글에서는 UX 리뷰라는 명칭으로 통일하겠습니다)은 어느 팀에서나 또 어느 프로젝트에서나 존재합니다. 아마 프로젝트의 종류 / 팀의 구성 / 리뷰의 목적등에 따라서 각각 다른 분위기의 UX 리뷰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에 따라서 조금 나눠서 생각해 보면, 프로젝트의 초기에,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나 피드백을 얻기 위한 UX리뷰 세션이 있습니다. 이는 컨펌, 보고의 성격보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조금 더 다양한 아이디어나 피드백을 받기 위한 세션이 되겠죠. 이를 통해서 잘 풀리지 않던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아니면 다른 프로젝트와 Conflict가 나는 부분이 없는지 등에 대해서 사전에 확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프로젝트의 중반을 넘어서는 진행되고 있는 디자인이나 사용자 경험이 기획이나 사업단에서 풀려고 하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점검하고, 개발을 구현하는 것에 있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UX 리뷰도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실현 가능성이나 성공의 Metric등이 잘 적용되고 있는 지등을 점검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종적인 디자인이 기존의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지 추구하고 있는 UX에 대한 원칙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UX리뷰 시간도 있을 것이고, 마지막으로 최종적으로 결과물이 나온 뒤에 이에 대한 lesson & learn등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프로젝트의 다양한 phase에 맞게 ux리뷰가 진행되고, 그 각각의 존재의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UX리뷰를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들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 이전에 UX리뷰를 진행하면서 떠오르는 여러가지 막막한 상황들에 대해서 한 번 돌아볼까요?

우선 너무나도 다양한 의견들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디자이너가 얻고자 하는 피드백은 a라는 지점에 집중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거의 전방위적인 커멘트와 피드백들로 인해서 정작 자신이 의견을 받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을 많이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개발적인 부분들, 다른 서비스와의 Conflict 이슈들로 인해서 제약이 있는 경우 "사실 그 부분은 저도 인지하고 있는데 개발적인 한계로 이렇게 저렇게..." 등의 말들로 자기 변호만 계속 하다가 끝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두 번째로는 맥락없는 툭 내뱉듯이 던지는 무분별한 피드백들도 UX리뷰를 방해하는 하나의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이거 그냥 안이쁜거 같은데?" 등의 피드백을 받게 되면 작업한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어쩌라고?' 가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끼신 분들이 한 두분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서 UX리뷰 세션에 대해서 다들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에는 즐겁게 서로의 생각을 교환해야 할 시간이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하는 시간이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개선해 나갈 수 있을까요? 

아마 리뷰를 준비하는 사람 리뷰에 참여하는 사람, 그리고 리뷰를 진행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조금씩 고쳐나갈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리뷰를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리뷰를 준비할 때 하나의 세션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Product Designer의 시선으로 준비해 보면 어떨까 라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흔히들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진행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얘기하고는 합니다. 

"이 제품 혹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누구지?", "이 제품 혹은 서비스를 통해서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지?" 등등에 대해서 디자이너들은 던지곤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제품/서비스 대신에 UX리뷰를 넣어 보면 어떨까요? 즉


"이 UX리뷰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누구지?" (조금 re-phrase해서 "이 UX리뷰에 참여하는 고객들은 누구지")
"이 UX리뷰를 통해서 현재 내 디자인 과정의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지?" 


라는 질문들을 던지고 이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고 정의 내린다면, UX리뷰의 아젠다를 정리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즉 이 UX리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같은 디자이너고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이렇게 진행을 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다른 영역에서의 conflict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라고 정의를 했다면,  UX리뷰를 시작할 때 분명하게 이러한 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더 효과적이고 Focusing된 피드백들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비슷한 맥락으로 이 UX리뷰의 고객들(참가자들)이 최대한 Context를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된 내용들을 전달해주면 좋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최대한 받아보고 싶다던지, 혹은 이 부분은 개발적인 이슈로 이렇게 정리를 했다던지, 다른 서비스와의 통일성 문제로 이 색상을 사용했다던지 하는 내용들을 사전에 제공해 준다면,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참여자들이 피드백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UX리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할까요?

피드백을 주는 사람으로서 가장 명확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주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피드백의 종류는 개선점이나 비판 뿐만 아니라 좋은 점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즉 본인이 생각할 때 문제 풀이를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함으로 작업한 디자이너에게 확신?이나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생각보다 우리들 일하면서 칭찬에 인색하자나요..) 


그보다 중요한 점은 비판을 하는데에 있어서 명확한 근거와 의견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만약 이를 잘 풀어낸 사례나 예시들이 있다면 이를 공유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의 디자인을 흠집 내거나 문제점들을 지적하기 위해서 UX리뷰를 하는 것이 아닌 같이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는 것이 UX리뷰의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안 없는 비판이나 근거없이 감정적인 커멘트들은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명확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자제하고 최대한 Clear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 이거 그냥 좀 쎄해서. 좀 그렇자나. 그냥 뭔가 아우 막 왜 그런거 있자나 왜 알지?" (알긴 뭘 알아....))


마지막으로 참여자 중에 다른 사람보다 의사 결정에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특히나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것에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계급장 떼고 모든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해당하는 포지션의 사람이 한 마디를 했을 때 던져지는 무게감은 다른 사람들의 한 마디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람이 자신의 의견만을 주장하고 애매한 커멘트와 피드백을 남발한다면 결국 모두가 참여하는 UX리뷰보다는 그 사람을 위한 보고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러한 목적의 UX리뷰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모든 이들이 바라는 상황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는 포스트 잇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이를 벽에 붙이고 퍼실리테이터가 이를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추가적인 설명들을 들을 수 있다면 위의 두 가지 문제들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선 근거없는 비판이나 애매한 표현의 경우 말로 이야기 하기는 쉽지만 이를 실제 활자로 옮겨 놓은 경우에는 살짝 민망합니다. 위에서 예로 제시했던 "아 이거 그냥 좀 쌔해서, 좀 그렇자나, 그냥 뭔가 아우 막 왜 그런거 있자나 알지?" 라고 포스트잇에 적을 수는 있지만, 적고 나서 자신이 한 번 다시 읽어보면 민망하기도 하고 좀 더 정제된 표현과 근거로 다시 적어야 겠다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또한 포스트잇을 적는 시간을 함께 가지고 이를 일괄적으로 붙여서 의견들을 공유한다면, 자신의 의견을 작성하는 동안에 다른 사람의 피드백이나 의견등에 영향을 덜 받게 되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훨씬 자유롭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아직은 그러한 부분들이 낯설거나 언택트 시대에 재택으로 진행될 때에 가지게 되는 부담감들이 걱정된다면, 이러한 방법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결과적으로 이러한 UX리뷰는 디자인 팀 내에서 혹은 다른 팀 내에서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있어서 같은 목적과 원칙을 바탕으로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자라는 것이 그 밑바탕에 깔려있는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UX리뷰와는 별 개로 우리의 서비스 혹은 우리의 제품이 제공해야 할 고객 경험의 근본적인 원칙이 어떤 것일지, 이런 점들을 정의 하고 팀내에서 Sync를 맞춘다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UX리뷰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의견들이 필요할 뿐이죠. (춤도 그렇고 디자인도 그렇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