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방황은 언제 끝이 날까요?
안아주기 첫째 날
아들을 안아주고 마음을 내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지금 가슴에 피눈물이 납니다. 일찍 출근해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겨우 참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아이들이 하나 둘 등교할 텐데 벌겋게 부은 눈을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요.
눈물을 안으로 삼키는 걸 어릴 때부터 해왔지만 여전히 힘이 듭니다.
아들은 4학년 2학기부터 게임에 빠져서 학교를 빠지고 부모를 이기려 하고 꺾으려 하는 아이였습니다. 친한 사람들에겐 말하곤 합니다. 모든 금쪽이를 합쳐 놓은 아이가 우리 아이라고.
제가 좀 유약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예전 글에 쓴 것처럼 단호함과 친절함을 고루 갖춘 사람이었다면 아이가 이렇게 크진 않았을 거라 후회를 해 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여리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할 줄 모르고 제 생각을 주장하지 못하는 사람이 저였던 걸요.
그렇다고 인간이 똑같이 살 수만은 없겠지요?
저는 부단히 노력해 왔고 지금도 여전히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사교성은 없지만 사람들에게 웃으며 말 붙이려고 노력하고,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의 이름도 다 기억해 주고(이건 사실 타고난 겁니다. 전 한 번 본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정확하게 잘 외웁니다. ), 나서는 걸 싫어하지만 부장도 맡으며 사람들과 어울리려 노력하고 그렇게 부단히 노력하며 저를 바꾸려고 살아왔습니다.
우리 아들은 저를 닮은 것 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저처럼 노력하지 않습니다.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모든 걸 포기해 버린 듯한 모습입니다.
중 3 때 아이를 붙들고 억지로 공부시켜 인문계 고등학교를 넣었습니다. 고 1이 되어 3~5월까지는 학원도 다니고 엄마 지금부터 노력하면 되겠지라고 약간의 의욕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6일 연휴 이후로 아이는 등교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엔 보란 듯이 저녁밥을 차려주지 않았습니다. 나쁜 엄마입니다. 아이와 싸움을 하고 있는.
아이와 말을 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화와 짜증뿐이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안 가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대화를 안 하니까요.
지옥 같은 12일이 지났습니다.
남편이 3일 전부터 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듣지도 않으려고 반항하던 아이가 듣고 있기는 합니다.
오늘 아침 아이가 좋아하는 카레를 해주었습니다. 힐끗힐끗 저를 쳐다봅니다. 저는 뭐라고 말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반복된 행위가 또 시작되고 있고 그동안과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될 거 같은데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며 결심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안아주기로요.
아이 방에 용기 내어 들어갔습니다. 아이 약을 들고 들어갔습니다. 약 먹기를 거부할 줄 알았는데 아무 말 없이 챙겨 먹어줍니다.
"00야, 엄마 힘들어. 안아줄래?"
아이는 일어섭니다. 몸이 뻣뻣합니다.
"엄마 안아줘. 사랑해 00야."
아이가 두 팔을 슬쩍 들어 엉거주춤 안아줍니다.
남편 말로는 아이가 살짝 눈물을 글썽거린다고 하는군요. 별로 신뢰는 가지 않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 원래 말이 없는 아이가 더 입을 닫아버렸습니다. 이제 아무 말하지 않고 아침마다 아이를 안아줘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좀 편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는 마음 밑바닥 감정을 걷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