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한 마디 던졌습니다.
안아주기 둘째 날
아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것을 해 주고 아들의 욕구를 존중해 주기로 했습니다.
무단결석 9회 - 징계 / 결석일수 63일 -유급/ 체험학습 15일/ 숙려제도 최대 3주
아이 선생님과 약속하고 체험학습을 쓴 건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아이 입장에선 딱 8일째 무단결석 중입니다.
어제 남편이 아이를 붙들고 또 삼십 분가량 일방적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학교가 왜 가기 싫은 거니?"
"재미없어서."
(이제 더 이상 아들에게 세상에 어떻게 재미있는 일만 하고 사냐는 흔해빠지고 상투적인 훈계는 통하지 않습니다. 사실 어릴 때부터 통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일찍 유튜브로 세상을 배워서 어른의 말은 듣지 않고 삐딱선을 타는 아이였습니다.)
"내일도 안 갈 거야? 언제까지 안 갈 거니? 어떻게 할 작정이지? 자퇴할까? 대안학교라도 갈래?"
"유급당하긴 싫어. 갈 거야."
친구도 없고 수업도 못 알아듣는 아이니 학교가 재미없겠죠. 재미를 제가 대신 만들어줄 수 없으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침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핫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00야, 핫케잌 먹어"
아이는 핫케잌이란 말에 벌떡 일어나네요. 아이는 핫케이크를 꿀에 찍어 먹는 걸 좋아합니다.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꿀 더 줘"
14일 만에 처음으로 듣는 아이 목소리입니다.
기꺼운 마음으로 꿀을 담아줬습니다.
현재 183cm인 아들은 190cm까지 크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공부는 안 해도, 학교는 안 가도, 키 크기 위해 줄넘기를 매일 하고 매일 키를 재달라고 합니다. 지난 14일 동안 말도 안 섞고 살았는데 오늘 제가 키를 재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더 컸으면 좋았겠지만 당연히 키는 제자리입니다.
어찌 되었든 아들과 말을 섞었습니다.
(저는 줄넘기에 열심인 키재기에 집착하는 아들이 너무 싫었습니다. 아이가 자라고 싶은 욕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 되는데 그게 잘되지 않았습니다. '학교는 안 가는 게 공부는 안 하는 게 저런 것만 열심히네.' 이런 마음을 품고 있었으니 제 기운이 아마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을 겁니다. 한마디로 내 생각만 고집하는 꼰대였는지도 모릅니다.)
로션을 다 바른 아들에게 안아달라고 했습니다. 오늘도 아이는 로봇처럼 팔은 축 내린 채 마지못해 안깁니다. 엄마도 안아줘야지 어제와 똑같이 말합니다. 마지못해 팔을 두르는 아들입니다. 표정은 없습니다.
"00야, 잘 크자. 사랑한다."
제가 하는 행동이 아들에게 무슨 변화를 가져다 줄지 아무런 변화도 없을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다른 방법이 없네요. 그냥 안아주기로 했습니다. 내일도 다음날도 계속, 계속.
내일은 아이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