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기 넷째 날
아들이 불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믿어주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여긴 어제 비도 왔고 오늘은 흐리네요. 또 비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밥 먹으란 소리와 함께 아들을 깨웁니다. 사실 이것마저도 못마땅했었습니다. 나는 엄마가 안 깨워도 일찍 깼는데 넌 왜 안 되는 거니라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돌아보면 큰아들에 대해서는 못마땅한 것만 잔뜩 생각하고 살았네요.
눈을 껌뻑거리며 머리를 흔들며 잠을 깨우며 억지로 밥을 먹습니다.
다행히 불평은 하지 않네요.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오늘은 즐겁고 싶어서 잔뜩 꾸밉니다. 다이슨으로 머리도 말고 화장도 정성 들여하고 분주했습니다. 그리고 브런치 글을 쓰고 싶어서 빨리 출근하려고 합니다.
아들이 학교에 안 갈까 봐 살짝 걱정이 됩니다.
믿기로 했습니다.
"00야. 엄마 안아줘."
폰을 열심히 쳐다보고 있어서 짜증 내고 안 일어설 줄 알았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여전히 몸은 뻣뻣한데 팔을 감아서 저를 안아줍니다.
드디어 팔을 감았습니다. 아들 스스로 엉거주춤 저를 안아준 겁니다.
아들의 마음이 조금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아들을 미워하는 마음을 하나씩 걷어내겠습니다.
"00야, 사랑해. 엄마 일찍 출근하는데 학교 잘 가. 학교 가줘서 고마워."
내일도 안아줄 겁니다. 내일은 아들의 뻣뻣한 몸이 유연해져서 저를 안아주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