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중에서
별것 아닌 일에 마음 쓸 게 무언가 하고
작은 공덕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
방울방울 떨어진 물이 항아리를 채우듯
작은 공덕이 쌓여 결국 큰 공덕을 불러온다(6일 차)
짓누르던 허벅지의 통증이 사라졌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당연히 힘들고 평지를 걷는 것마저 힘들어 마치 기모노를 입고 걷는 여자들처럼 종종 걸음을 했는데 6일째 되니 통증도 사라진다.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이 좀 편해졌다. 아침을 고요하게 참회와 명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리라.
수행을 계속할 수 있기를, 그냥 할 수 있기를, 열심히 하겠다가 아니라, 밥 먹듯이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백만 명과 싸워 이기는 것보다
자기 한 사람과 싸워 이기는 것이 낫다
자기 자신을 정복한 사람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정복자다
(7일 차)
7일 차는 결국 포기다. 너무 피곤한 한 주를 견디고 전 날 저녁 8시부터 계속 잤다. 늘 잠을 설치는데 오랜만에 숙면을 취해서 깨기가 싫었다. 밥 먹듯이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려면 멀었나보다.
1주일 수행이 끝나고 오늘부터 21일 수행이 시작된다. 새벽부터 시작된 비염이 귀랑 목까지 아프게 해서 5시에 깼지만 약을 먹고 코를 풀고 아픔을 참느라 그냥 지나버렸다. 오늘은 집에 가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수행을 해야겠다. 아들이 또 속을 문드러지게 한다. 아들 사랑합니다를 되뇔 때 거짓마음이었던 건지.
어제 불교대학에서 법사님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아들(구체적 문제는 말하지 않았다.)을 수용한 건지 포기한 건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부모의 문제를 들썩이며 아들을 그대로 수용해야 된다고 너는 꼭 수행을 해야 된다고 힘들다는 마음을 버리고 해야 된다고 하는데 그 말조차 100퍼센트 수용이 안 된다.
100일, 200일 수행을 하고 나면 정말 마음이 달라질 것인지 모호한 길 앞에서 그냥 깨서 밥 먹듯이 절하고 참회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제나 부모 잘못이 되어야 되는 부모는 죄인인 상황이 감당하기가 힘이 든다.
백만 명과 싸워 이기는 것보다 자기 한 사람과 싸워 이기는 것이 낫다지만 그게 제일 힘든 일이라는 걸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절감한다. 어릴 땐 그저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 나를 이기는 것이란 착각에 빠져 살았고 직업도 선생이다 보니 공부 관련 일만 잘하면 나를 이기고 있다는 착각을 늘 하고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나를 이기는 것, 나의 이기심과 후회와 싸워 이기는 것, 나의 욕심과 싸워 이기는 것, 나의 식탐과 싸워 이기는 것, 나와 싸워서 이겨야 될 것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