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4일. 브런치로부터 글을 쓸 수 있다는 통보를 받고 브런치에 글을 처음으로 올린 날이다.
아래 글(2019년에 써서 브런치에 서랍에 넣어둔 글이었다.) 외에 2개의 글을 더 보냈고 한 번에 통과되는 행운을 맛봤다. 아래 글이 브런치 1호 글이다.
오늘은 2024년 6월 14일.
브런치에 글을 쓴 지 딱 1주년이 되었다.
브런치 초기에는 신나서 하루에 2,3편 썼고, 작가님들의 글 알림이 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다 읽었다.
지금은 매일 글을 쓰기에는 하루가 너무 바쁘고(물론 그땐 바빠도 최선을 다해서 썼다.) 구독하는 작가님도 많아져서 다 읽기도 힘이 든다.
읽으면서 울고 웃고 미소 짓고 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나도 저런 글 쓰고 싶다는 부러움의 시선을 보낸 적도 많다. 내 글쓰기의 부족함에 좌절을 느낀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다는 것이 그저 목적 없이 신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들 때문에 힘든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1년 전보다는 나아졌고(최근 2,3주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 사연은 브런치에 조만간 글로), 그 힘든 투쟁의 과정을(거의 투쟁이었다. 아들과의 사연은 브런치에는 1/100도 쓰지 못했다. 그만큼 쓸 수 없는 일들 천지다. 웬만한 부모는 상상하기 힘든.) 브런치에 글을 쓰는 활동으로 감정을 해소하고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었다.
아주 소수의 사람에게만 알렸지만(10손가락도 안된다.) 걔 중에는 그거 수익 나나요? 묻는 사람도 있었다. 그냥 글 쓰는 게 좋은 사람에게 수익이 문제는 아니었지만 듣고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어찌 됐든 나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글을 쓰고 있고, 다음은 메인에 작가들의 글을 올리며 조회수를 늘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메인에 3 연타를 칠 때도 있었는데 그게 어떤 종류의 글이라야 가능한지는 브런치에 오래 머무른 작가님들은 다 알 것이라 언급 패스)
그래서인지 지난 1년 동안 브런치는 모든 이에게 수익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변화를 추구했고 가끔 들어와 보면 어마무시한 응원이 달리는 글들도 보게 된다. 대단한 글이구나 생각하고 패스하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는 그런 글들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교류한 작가들의 글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건 크리에이터 칭호를 줄 때는 열외가 되었고 지금도 열외인 것이지만(그렇다. 난 명예가 중요한 사람이라 ^^) 지금은 그 마음도 덜하고, 그저 글을 쓰는 것이 스트레스를 낮추고 일종의 취미가 될 수 있었기에 감사할 뿐이다.
거의 300개의 글을 썼으니 3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멈춤을 했음에도 일 평균 한 개 정도의 글은 쓴 셈이다. 이 정도면 스스로 칭찬해 줘도 될 만하다. 양적인 측면에서는.
반 아이들에게 늘 말하듯이 내 칭찬은 내가 하는 게 젤 좋은 거니까.
남편은 남의 편이면서 내 편이기도 해서인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 담아 격려를 하고 싶은 건지 곧잘 말한다.
"여보, 당신 글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어."
"뭐가. 하나도 안 그래. 여전히 그저 그렇고, 잡다한 일상사만 써대지 뭐. 당신이 글을 잘 못 써서 그래 보이는 걸 거야."
"그럴 수도 있지만, 사실인데. 좋아졌다니까."
뭐가 좋아졌단 건지 모르겠지만 격려의 말을 해 주는 남편에게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거짓말 조금 많이 섞어서)
어찌 되었든 1년이 되었다. 6월은 썩 나쁘진 않은 한 달로 기억될 거 같다. (뜬금없지만 나라를 지켜준 분들에게도 감사하며. 그분들 덕분에 이렇게 편안하게 글도 쓰고 살 수 있으니까.)
힘내서 일도 열심히 하고 아들 마음도 좀 다독이고, 욕심부리지 않고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그저 해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